"언어 장벽 문제 안돼요"

   
 
   
 
“아직도 한국어가 서툴지만 생활에는 전혀 불편이 없어요. 장기간 머물다보니 언어의 벽도 문제되지 않는 것 같아요”

제주한라대학 관광영어과 원어민 교수로 있는 마이클 밀런씨(40)는 캐나다 출신이다. 제주에 온지 11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한국어가 서툴다.

그러나 그에게 제주생활은 전혀 불편함이 없다. 제주의 문화며, 지리 등 대부분이 익숙해져서인지 몸짓과 손짓으로도 의사소통이 충분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밀런 교수는 지난 1996년 친구 소개로 한국을 찾게 됐다. 원어민 강사로 일해보지 않겠느냐는 친구의 권유를 흔쾌히 승낙, 제주와 인연을 맺게 됐다.

당초 2∼3년 경험을 쌓을 생각에 제주를 찾은 그였지만 도내 어학원을 돌며 보낸 시간이 수년을 훌쩍 넘겼다.

게다가 성실성과 지도력이 알려지면서 제주한라대학 원어민 교수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학생별 수준을 일일이 파악, 지도하는 ‘눈높이 수업’이 그의 방식이다.

때문에 그는 학생들의 성적은 물론 성격과 생활방식 등을 파악하고 있을 정도다. 개인별 수준과 성향을 알지 못하고선 ‘눈높이 수업’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학생별 ‘눈높이 수업’을 준비하다보니 한국어를 공부할 시간은 사실상 부족했다. 틈틈이 학생들과 만남의 자리를 마련, 대화를 나누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심지어 지난 2005년 태국 출신 아내를 맞이하면서 한국어를 배울 시간은 더욱 줄어들었다. 오히려 아내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태국어 공부에 매달려야 할 정도다.

최근에는 6개월된 아이까지 돌봐야 하는 처지라 개인 시간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1주일에 한번은 찾았던 영화관에 가본지도 수개월이 지났다.

그렇지만 마음에는 늘 여유가 넘친다. 한국어가 서툴더라도 생활에 별 불편이 없다는 그다. 기초적인 회화와 몸짓과 손짓만 된다면 못할 게 없기 때문이다.

밀런 교수는 “2∼3년간 강사 경험을 쌓기 위해 제주를 찾았지만 벌써 11년이 지났다”며 “한국어가 필요 없을 정도로 제주의 지리며, 생활이 익숙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아내, 6개월된 아기와 산책하는 정도가 여가시간의 전부지만 누구 못지 않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며 “간혹 아내 고향인 태국요리 재료를 구하지 못하는 것 빼곤 불편한 게 없다”고 말했다.

제주한라대학 관광영어과 학과장인 강방영 교수는 “개인별 수준에 맞춰 가르치는 밀런 교수의 지도방식에 학생들이 너무나 잘 따른다”며 “언제나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밀런 교수는 제주생활에 잘 적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필 기자 kkp2032@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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