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역 방재기관 긴밀한 네트워크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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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홀레 우량관측소 | ||
전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잇따르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불안정한 대기는 국지성 집중호우를 더우 자주 뿌리는가 하면 폭설, 폭염 등이 이상기후가 이어지면서 자연재해 발생 가능성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급격히 진행된 도시화로 인해 과거와 같은 강우량이라 할지라도 인명과 재산 피해는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때문에 전 세계는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데 재해관리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러한 측면에서 적절한 재해 예경보 시스템은 재해 발생에 따른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재해정책의 가장 기본적인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제주도의 재해관리 정책에서 다시 한번 검토돼야 할 부분이다.
△ 정보 부재 ‘재해를 두배 세배로’
태풍 나리로 도 사상 최대의 피해를 입게 되면서 도내에서는 하천범람에 따른 대책을 강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복개물 철거 등 미래를 대비하지 않은 하천 정비 및 복개에 대한 비난이 높았지만 범람을 사전에 고지할 예경보 시스템에 대한 부재도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태풍 나리로 인한 13명의 인명피해는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으며, 범람한 하천 주변 지역 주민들은 한결같이 원성을 토해내고 있다.
한 도민은 “한천 복개구간 입구에 살고 있다. 태풍 나리 당시 1층을 점검하기 위해 잠시 내려왔는데 한천이 범람하면서 금새 물이 차올랐다. 옆집 지붕에 있던 이웃이 호스를 던져주어서 창문으로 겨우 빠져나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갔다. 아마 옆집에서 보지 못했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며 당시의 경험을 토로했다.
하천변에 살고 있음에도 하천범람에 대한 정보가 전혀 주민에게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보 부재는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인명피해를 자칫 두배, 세배로 키울 수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 하천 수위 관측 실시간으로
오하우섬 호놀룰루시 내 하천 역시 제주와 마찬가지로 건천의 형태를 띄지만 유출량을 관측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있다. 2007년 현재 하와이주 전체에만 250개가 있으며, 43개는 실시간으로 관측자료를 각 관계기관에게 제공하고 있다.
하천유출량 관측은 미연방지질조사소(United States Geological Survey)가 실시하고 있다. 미국 내무성 산하의 연구기관인 미연방지질조사소는 미 영토 내 지형이나 천연자원, 자연재해 등을 주로 연구하는 곳으로, 이를 위해 강우량 및 하천수위, 하천유출량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자연재해와 관련된 관련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기상청 및 하와이주 및 호놀룰루시 방재기관은 이러한 하천유출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아 이에 따른 대책을 수립하게 된다. 특히 기상청은 하천수위와 강우량 등을 총체적으로 감안, 홍수경보 등을 발령하게 된다.
이러한 시스템은 현재 하와이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구축돼있다. 한강을 비롯한 금강, 낙동강, 영산강 등 주요 강에는 홍수통제소가 설치, 실시간으로 유역별 강우량과 그에 따른 강의 수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유역 수위, 우량관측소와 댐에서 보내오는 실시간 수위, 우량자료, 댐자료를 기초로 홍수예보모형을 적용해 강에 대한 홍수 예보를 발령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도내 하천에는 수위관측소가 있지만 지하수 관리를 위한 용도로만 사용되고 있을 뿐 수해관리 등에는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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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날루 지역 쓰나미 경보기 | ||
△ 긴밀한 네트워크 형성이 관건
미국 내에서는 각 주마다 지역에 알맞은 비상경보체계 계획을 수립, 운영한다.
특히 인명 재산 피해가 불가피한 돌발홍수에 대비한 홍수경보체계 개발은 지역마다 민감한 사안 중 하나로 다뤄지고 있다.
수립된 지역홍수경보 시스템은 미연방 기상청과 주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난비상 관련 기관, 미국 육군 공병단, 미국연방비상청 등의 역할을 정확히 분담하고 있으며, 이들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특히 하와이주 등 미국 내에서 기상청의 역할은 국내와 큰 차이를 보인다. 기상청은 주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비상경보시스템의 운영에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되며, 각종 강우 및 하천 수위 등 각종 정보를 토대로 돌발홍수 경보 등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지니고 있다.
기상청의 이러한 경보는 곧바로 지역내 기상 라디오 등 지방의 재난 비상 서비스기관으로 경보사항이 전달되며, 라디오 TV 등 각종 매체 및 시스템을 통해 광범위하게 유포된다.
하와이주 등의 예경보 시스템은 지역별로 특성에 맞게 수립 운영하되 국가, 지방정부의 각 관계기관이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유형의 인프라가 아닌 재난 관계기관간 역할 정립, 효율적인 정보 공유 등이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재해 예경보 시스템의 핵심임을 시사해주고 있다.
◆특별취재반=조성익 사진팀 차장, 박미라 자치팀 기자
※이 연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박미라 기자
mrpark@je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