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큰 힘 돼 줘, 아버지는 이해 못하셔…성 정체성 문제로 자살 시도도"

   
 
   
 
여성으로 성전환한 모델 겸 배우 이시연(28. 본명 이대학)이 수술 후 아버지를 만나지 못했다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시연은 22일 서울 청담동의 한 클럽에서 여성으로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간의 근황과 성 정체성 문제로 겪은 고통 등을 털어놨다. 이 과정에서 그는 "수술 후 아버지를 만나지 못했다"며 성 전환 수술 후 겪은 가족 간의 갈등을 털어놨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묻는 말에 그는 "어머니에게 처음 수술 결심을 말씀 드렸더니 반대하셨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허락하셨다"며 "어머니는 나중에 큰 힘이 되셨지만 아버지는 지금도 반대하신다"고 말했다.

이시연은 "아버지가 매우 보수적이시라서 지금도 이해를 못 하신다. 수술 이후에 한 번도 뵙지 못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이어 "아버지는 이 소식을 듣고 계속 울기만 했다고 하더라"며 "아버지를 못 만나서 죄송스럽다"고 전했다.

이시연은 그러나 "어머니가 큰 힘이 돼 줬고, 군대에 있는 남동생도 편지를 보내와 응원을 해 줬다. 주변 연예인들도 여성으로 받아들여준다"고 말하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띄웠다.

그는 이 자리에서 성 정체성 문제로 인해 자살까지 결심했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이시연은 "수술 전 자살 기도를 한 게 몇 번 됐다"며 "그 때 누워서 이렇게 죽느니 차라리 원하는 여자가 돼 보자는 생각에 수술을 하게 됐다. 지금은 너무 기쁘고 내 모습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고등학교 시절 남들이 다 여자에게 관심을 보일 때 나는 그렇지 못했다"며 "모델 일을 하면서 여자 옷을 입고 화장을 하고, 머리를 기르면서 행복했다. 지금은 마음껏 그럴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다.

이시연은 조만간 법적으로도 여성이 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쯤에는 법적으로도 여성이 된다"고 말했다. 법원에 호적상 성별 정정신청을 한 것이다.

이시연은 여성 옷 모델로 패션쇼 무대에 서면서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영화 '색즉시공'에 출연, 배우로 변신했다. 그러다 지난해 초 성전환 수술로 여성이 된 후 '색즉시공 시즌 2'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연예인 활동 이전에 성전환을 한 경우는 하리수가 있지만 활동 중에 성전환을 한 경우는 이시연이 최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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