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새롭게 디자인하자, 경관이 미래다] 2부 국내도시경관 <21>일본 건축물 답사

   
 
  ▲ 고베 아와지섬의 유메부타이. 10만㎡의 부지에 국제회의장, 호텔, 식물원, 야외극장이 들어서 있다.  
 

국·내외 도시들이 명품 도시를 꿈꾸고 있다. 끊임없이 변화, 생명체 기능을 가진 명품 도시는 크게 건축과 가로적인 요소로 구성된다. 건축이 주택 등 구조물을 짓는 공간 행위에서 벗어나 하나의 문화이자 21세기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제주다움의 특징과 공간을 건축에 반영시키는 것은 제주의 문화와 역사를 이어가는 동시에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자산이다.

제주도 건축단체들은 이에 따라 지난 1월26∼29일 일본 오사카·고베·교토 등을 돌며 자연과 지역 문화를 반영한 건축물을 연구, 제주의 건축물과 비교했다.

고베 아와지섬의 유메부타이는 친환경적인 건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적인 건축가인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유메부타이는 10만㎡에 국제회의장과 호텔, 식물원, 야외 극장 등이 만들어졌다.

특징은 친환경적인 건축을 지향하고 있다는 데 있다. 유메부타이 프로젝트는 간사이 국제공항을 만들기 위해 파헤쳐진 아와지섬의 복원에 초점을 뒀기 때문이다.

건축가는 이 취지를 살려 물과 바람, 나무, 흙 등 자연과 인간의 조화에 주안점을 두면서 고베대지진의 피해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공간도 설계했다.

   
 
  ▲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일본의 역사도시 교토시 전통사찰인 청수사.  
 



인근의 물의 절 건축물도 특징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다른 사찰과 달리, 연꽃 연못 아래에 법당에 설치돼있어 도로에서 사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건축물 이름대로 물 속에 절이 있으나 불교 건축의 개념인 입문, 경로, 관문, 만다라, 사라탑, 연꽃 연못 등을 포함하고 있어 불교 개념을 근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설명이다.

고베해안 재개발지역에 놓여진 효고현립미술관은 고베 해안광장과 해안보도를 이어주면서 야외 전시공간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열 수 있는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고도의 도시인 교토는 역사적인 건축물을 비롯, 다양한 건축물이 즐비하다. 지난 1994년 유네스코로부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청수사는 일본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국보급 문화재로 고대 목조건축 양식을 잘 보존하고 있다. 청수사로 오르는 언덕길에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유서 깊은 가게들이 즐비해 옛 정취를 물씬 풍기는 등 연 관람객이 900만명에 달할 정도로 명소다.

   
 
  ▲ 교토 콘서트홀.  
 

   
 
  ▲ 물의 절.  
 



옥외 미술관인 명화의 정원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원화를 촬영한 포지필름에서 사진을 제판한 후 색을 내면서 그림으로 만드는 도판화 방식을 이용해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레오나르도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등 세계적인 작품 8개가 내걸어졌다. 명화의 아름다움을 재연하면서 옥외에서 편안히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음향 유지에 탁월한 형태인 상자형으로 설계됐다는 교토의 콘서트홀, 건물 전체가 교토의 관문을 상징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교토역도 눈길을 끈다.

이처럼 일본의 자치단체들은 현상 공모 등을 통해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작품을 배치하면서 도시의 품격을 높여나가고 있다. 일부는 건축물의 디자인 기준을 세부적으로 마련해 건축작업의 시간·경제적 낭비를 없애면서 건축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좋은 건축물은 시민·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역할을 하는 등 지역의 브랜드 가치와 도시 경관을 높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주택은 지역의 문화와 기후, 가족제도 등 다양한 조건에 의해 형성돼온 삶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제주인의 삶과 문화, 역사가 스며든 건축적 공간이 스며든 현대 건축을 만드는 것. 시대 제주건축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특별취재반=이창민 자치팀 차장, 박민호 사진팀 기자, 김경필 사회경제팀 기자, 김태일 제주대 교수
◆자문=정광중 제주교대 교수, 김일우 박사, 송일영 건축사

※이 연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