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새롭게 디자인하자, 경관이 미래다] 2부 국내도시경관 <22>제주와 쯔쿠바

   
 
  ▲ 시민의 접근성과 효율성을 고려해 중앙공원의 녹지공간을 중심으로 배치돼있는 박물관  
 

 

   
 
  ▲ 도시내의 녹지공간 및 공공시설과 연결돼 있는 보행자 전용도로.  
 

   
 
  ▲ 자동차의 원활한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자동차 전용도로.  
 

일본의 쯔쿠바는 우리나라의 연구도시인 대전과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는 도시다. 행정복합도시와 혁신도시 등 인공적인 도시 경관 조성의 기법을 쯔쿠바 도시 사례를 통해 점검하고자 한다.

도시 조성의 기본은 주택을 도로·주차장·녹지·기후·생활 시설 등의 요소와 조화롭게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이러한 도시 계획의 작업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과 사람을 위한 배려, 미래를 위한 배려의 계획이다.

특히 소규모 개발에 대한 도시 계획은 지역의 역사·문화적 요소, 물리적 조건과의 합리적으로 작용되도록 고려해 일정한 토지 위에 집단적으로 배치하거나 혹은 기존의 주택지를 보존, 재개발이 이뤄질 수 있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쯔쿠바 도시는 이런 측면에서 시사점이 많다. 물론 쯔쿠바 역시 도시범죄의 증가 등 도시계획과 관리상의 문제점을 안고 있으나 쯔쿠바는 체계적인 도시계획의 목표와 추진 방식을 갖고 있다.

쯔쿠바는 연구와 교육에 걸맞는 연구학원도시, 균형잡힌 전원도시로의 정비를 목표로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도시의 공간 구조를 크게 ‘연구학원지구’ 와 ‘주변개발지구’로 구분하고 각 지구의 특성을 살리면서 정비하는 방향으로 추진됐다.

쯔쿠바 도시의 핵심지구인 연구학원지구는 높은 수준의 연구와 교육의 유기적인 활동, 자연 환경과 역사적 유산의 보전 중시, 주민의 생활이 건강하고 문화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계획돼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2700㏊에 이르는 연구학원지구의 토지는 해당 지역의 농업경영을 배려해 산림과 버려진 밭 등 비농지를 중심으로 매입됐다.

   
 
  ▲ 일본 쯔쿠바시의 녹지공간체계 및 도로구성체계(녹색은 공원, 노란색은 보행자 전용도로)  
 

지구 중앙부에 도심 지구를 설치하고 이 주변에 연구·교육시설지구를 배치하면서 이들 연구·교육시설로의 통근 등 일상생활의 편리성을 고려해 주택지구를 계획했다.

도심지구는 문화시설, 행정시설, 상업·업무시설, 연구교류 시설 등 높은 수준의 문화적 생활 영위를 위한 시설로 정비됐다. 지역냉난방시스템, 테이블 텔레비전, 보행자를 위한 전용길 등 선진적인 도시기반 시설이 정비된 데다 도시 상징인 쯔쿠바센터 빌딩(포스트 모더니즘의 대표적인 건축물), 대규모 쇼핑센터, 도서관, 미술관, 시민교류시설 등이 들어섰다.

주변 개발지구는 무질서한 시가화를 억제하고 양호한 자연환경의 보전, 농업상 토지이용과 조정을 유도하면서 계획적인 시가화 개발을 추진해 민간연구기관 등을 도입하기 위한 지구이다.

특히 도시 곳곳에 녹지공원을 조성하고 이들 공원을 자동차 도로와 분리된 보행자 전용도로들과 연결시킴으로서 도시공간의 쾌적성과 안전성, 이동성을 확보하는 한편 다양한 공공시설로의 접근성와 이용률을 극대화시켰다는 점이다.

이는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싹쓸이’(Scrape and Built)방식, 즉 부지의 환경 조건에 대해 전체를 남길 것인지 부분적으로 남길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없이 아예 깨끗하게 밀어내고 새롭게 건축물을 짓고 나무를 심는 간단한 개발방식과는 상반되는 도시계획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 계획은 시간·공간적으로 다양해가는 인간의 욕구와 활동을 위해 자연과 인공 환경과의 질서를 추구하는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환경은 물, 공기, 토지, 식물, 동물의 생태적 체계를 의미하며 인간 활동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인공환경은 도시의 건물 형태, 물리적 구조와 환경을 형성하는 사회적·정치적·경제적 행태의 패턴과 그 공간적 배치를 의미한다.

이런 도시공간에는 시간적 흐름과 역사적 흔적, 그리고 시민들의 다양한 활동이 살아 숨쉬고 활기찬 에너지가 넘친다. 이런 공간이 제주도가 추구해야 할 도시 풍경이자 문화풍경이다.

오직 자동차의 흐름에 초점을 둔 도시계획, ‘싹쓸이식’ 개발이 이뤄지는 제주의 도시 미래는 불투명하다. 쯔쿠바 도시계획 개발 사례를 통해 도시 풍경과 문화 풍경을 어떻게 만들어 가야할지 고민해야 할 때이다.

◆특별취재반=이창민 자치팀 차장, 박민호 사진팀 기자, 김경필 사회경제팀 기자, 김태일 제주대 교수
◆자문=정광중 제주교대 교수, 김일우 박사, 송일영 건축사

※이 연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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