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새롭게 디자인하자, 경관이 미래다] 2부 국내도시경관 <25>아름다운 풍경을 위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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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걷고 싶은 거리로 손꼽히는 덕수궁 돌담길 | ||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되면서 자연경관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평가되고 있다. 또 인간의 필요에 의한 만들어진 도시 경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지난해부터 시작된 ‘제주를 새롭게 디자인하자, 경관이 미래다’라는 기획 취재는 지역사회에 경관 형성·보전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판단된다.
특히 국·내외 선진적인 도시에 대한 단순한 소개 차원을 벗어나 도시 경관문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다루기 위해 지난해 12월 26일, 국내 기획취재를 시작했다.
경기도 파주 출판도시, 헤이리 예술인 마을, 경기도 수원 화성, 행정복합도시, 서울 덕수궁 돌담길, 경북 김천시에 대한 도시 경관의 특징과 시사점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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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찍이 공공디자인을 도입한 경북 김천시 | ||
이들 도시들은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그 사회의 역사·문화적 자원과 아름다운 풍경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통해 경관자원의 보존과 유지, 도시 발전을 위한 의지와 노력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수원 화성과 덕수궁의 돌담길 복원사업에서 인식할 수 있다.
한 장소가 갖는 역사성이나 문화적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지역 주민들의 의지에 따라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하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파주 출판단지와 헤이리 예술인 마을이었다. 또 이들 마을은 인공 건축물을 짓는 행위자들이 자연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 제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수많은 인공 구축물과 개발 사업들이 진지하게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이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오만한 개발로 경관 문제를 야기시키고 재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태풍 ‘나리’를 통해 경험했다. 경관 형성과 재해 예방 그리고 쾌적한 삶의 환경조성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상호 관련성을 갖는 문제들이다.
최근 도시 경관문제가 제도권에서 논의돼왔고 경북 김천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독자적인 경관관리의 제도화에 착수하고 있다. 이처럼 자치단체가 도시 경관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최근인 점을 감안하면 도시경관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이 아직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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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의 조화를 이룬 건축이 이뤄진 파주출판단지 | ||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4월 경관법을 제정해 11월 18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중앙 정부의 법률적 지원을 토대로 지방자치단체의 경관사업이 점차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경관법의 시행을 계기로 제주가 추진하고 있는 걷고 싶은 길 만들기, 지역 명소 만들기와 같은 다양한 경관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주지역의 걷고 싶은 길 만들기, 지역 명소 만들기와 같은 경관사업이 지극히 거리의 조성물을 만들어 내는 공공디자인에 초점을 두고 있어 큰 틀의 도시경관 조성에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또 행정 주도의 사업에도 한계가 있어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통한 자발적인 경관형성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경관협정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경관협정제도는 일정 지역의 토지소유자들이 경관협정을 체결할 경우 지방정부가 경관협정의 실행에 필요한 기술과 재정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지역주민은 적은 비용으로 지역 여건에 맞는 경관사업을 할 수 있고 행정은 지원을 통해 원만한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외국의 경우 도시경관의 중요성을 일찍 인식해 경관협정제도 등 체계적인 경관관리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다양한 경관사업 추진해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쟁력 강화를 유도하고 있다.
또 경관법 제정을 계기로 경관디자인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우리들의 삶에 여유로움과 풍요로움이 생겼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디자인이란 사회적·역사적 요소를 바탕으로 다양한 가치와 생각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고 흔히 문화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진다. 이런 점으로 디자인의 수준이 그 시대와 국가의 문화적 기준으로 평가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경관의 형성과 보전은 디자인에서 출발하는 것이고 행정에 의한 강요가 아니라 주민에 의한 자발과 인식전환이 필요한 것이고 주변 땅에 대한 배려와 조화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세계자연유산이 살아 숨쉬는 땅, 제주의 자연경관과 도시경관을 제도권만의 문제로 넘길 것이 아니라 행정·주민·전문가 등이 인간과 자연의 조화, 배려를 이루기 위한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진지하고 고민해야 할 시기다.
◆특별취재반=이창민 자치팀 차장, 박민호 사진팀 기자, 김경필 사회경제팀 기자, 김태일 제주대 교수
◆자문=정광중 제주교대 교수, 김일우 박사, 송일영 건축사
※이 연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