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익의 축제이야기] 32. 제주축제탐방 (29)정의골민속한마당축제
![]() | ||
| 절구(남방애)찧기 | ||
이 축제의 주 무대가 되는 성읍민속마을은 지금부터 약 650년전 거천리를 비롯 영전리, 화원리, 진사리 등 5개 부락으로 형성된 후 진나라로 통합됐다가 서기 1423년 정의현청이 고성리에서 이 마을로 이설되면서 성읍리로 개칭됐다. 1609년 동·서방리제 실시로 정의현 좌면에 속해 있다가 1914년 정의, 대정 2군의 폐지와 함께 표선면으로 편입됐다. 1984년 6월7일에는 약 500년 동안 정의현의 유서 깊은 도읍지가 갖고 있는 유·무형의 문화재와 제주 산간마을의 모습을 보전하고 있는 이 마을의 가치를 정부로부터 인정받음으로써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제188호로 지정됐다.
![]() | ||
| 정의현감 부임 행차 재현 모습. | ||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성읍마을 7개반이 참여하여 경연하는 전통민속 공연이다. 1반이 공연하는 마당질(도리깨질)은 멍석에 곡식을 깔아놓고 양쪽에서 한번씩 도리깨질을 반복하면서 한 사람이 노래에 맞추어 선소리를 하면 나머지 인원은 훗소리를 하게 되는데, 도리깨, 멍석, 작대기, 털지 않은 곡식 등이 소품으로 동원된다. 2반이 공연하는 조밭리기(조밭다지기)는 말과 사람이 어우러져서 조밭을 리면서 한 사람이 선소리를 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훗소리를 하는 놀이로 말과 씨앗이 준비된다. 3반이 공연하는 가래갈기(맷돌갈기)는 곡식을 가루로 만들거나 껍질을 벗기고 부수는데 쓰이는 기구인 둥글고 넓적한 돌 두개를 포개어 위에 있는 아가리에 곡식을 넣고 위짝을 돌려서 가루를 만드는 공연으로 맷돌 1개당 3명이 1조가 돼 2명은 맷돌을 돌리고 1명은 곡식을 집어넣어 가루를 만들고 최종적으로 빙떡을 부쳐 관광객과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놀이로 맷돌, 멍석, 솔박, 솥뚜껑, 메밀, 체 등이 필요하다. 4반이 공연하는 절구(남방애)찧기는 곡물을 찧거나 빻을때 이용되던 농기구인 방아를 중심으로 두 사람이 방아를 찧고 한 사람은 방아통에 곡식을 넣어 주면서 한 사람의 선소리에 맞춰 나머지 인원이 훗소리를 하는데, 방아, 절구공이, 곡식, 바구니 등이 동원된다. 6반이 공연하는 달구질(달귀질)은 집터나 무덤의 봉분을 단단하게 다지는데 사용하던 도구인 달구를 가지고 봉분을 다지는 모습을 재현하는 행사로 발로 흙을 밟아 다지면서 한 사람이 선소리를 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훗소리를 하는 놀이로 장구, 달구대, 흙, 산태 등이 동원된다. 마지막으로 7반이 공연하는 검질매기(김매기)는 논과 밭에 자라나는 잡초를 부녀자들이 제거하던 작업의 재현으로 갈옷 차림에 머리 수건을 쓰고 갈갱이를 이용하여 김매기를 하면서 한 사람이 선소리를 하면 나머지 인원이 훗소리를 하고 2∼3명은 골채를 이용하여 잡초를 치우는 놀이로 갈옷과 갈채가 동원된다.
특히 이 축제가 열리는 성읍민속마을에는 국가지정 문화재로 천연기념물 제161호인 느티나무와 팽나무가 있고, 중요민속자료 제68호인 조일훈 가옥, 제69호인 고평오 가옥, 제70호인 이영숙 가옥, 제71호인 한봉일 가옥, 제72호인 고상은 가옥, 제95호인 제주민요(오돌또기 외) 등이 있다. 도지정문화재로는 유형문화재 제5호인 정의향교, 제3호인 돌하르방, 제7호인 일관헌, 그리고 무형문화재 제3호인 오메기술, 제11호인 고소리술 등이 있다. 기능보유자는 국가지정 민요부문 전수자인 강문희씨를 비롯하여 도지정 오메기술과 고소리술 기능 보유자인 김을정씨, 도지정 초가집 기능장인 목수 현남인씨, 석공 강창석씨, 토공 김권엽씨, 초가잇기 강임용씨 등이 있다.
따라서 정의골민속한마당축제는 제주 유일의 국가지정 민속마을이 갖고 있는 다양한 민속문화를 경연하고 시연하고 체험하는 독특한 문화축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축제는 성읍민속마을이 다양한 민속문화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만의 행사로 열림으로써 도민과 관광객의 유치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체험마당의 부족과 전야제의 부재도 축제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의 축제에서는 전야제를 포함하여 2일의 축제로 기획하고 전야제를 앞두고 일주일 정도 시가지와 상가에 축등을 달아 놓음으로써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킬 필요가 있다. 새로운 민속놀이의 발굴과 시연, 체험마당의 확대로 제주전통 민속을 계승하면서 동시에 관광객을 다수 유치하는 민속문화축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제주시관광축제위원장>
●축제현장에서 만난 사람/ 현여송 성읍민속마을보존회 이사장
"성읍마을 대내외 홍보
민속문화 보전 자부심"
![]() | ||
| 현여송 이사장 | ||
14회를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민속한마당축제를 경험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사항은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제188호인 마을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고 이 마을이 예부터 계승하고 있는 민속문화를 보전시키고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매년 축제에 필요한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함으로써 축제의 규모화에 실패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축제를 관광축제에서 벗어나 제주 민속문화를 보전하고 경연하는 전통문화 행사로 자리매김 되기를 바라고 있다.
현 이사장은 "정의골민속한마당축제를 기존 프로그램 이외에 새로운 민속놀이를 발굴하고 민속과 축제관련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하여 축제의 품격을 높임으로써 이 축제를 제주도를 대표하는 민속문화축제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