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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는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과 같은 휴일이 주말과 겹치면서 성수기 못지않게 많은 관광객들이 내도하고 있다. 유류가 인상과 조류독감, 미국산 육류 수입 확대 등 소 상인들의 주름살을 깊게 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관광객들의 방문은 그나마 조금이라도 위안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농수산업 등의 기초산업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에서의 관광산업은 더욱 그 경제적 위치가 중요해 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의 관광 상품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을 하여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제주가 관광지로 각광을 받는 것은 천혜의 자연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이제까지 이러한 것을 토대로 하는 관광상품이 주류를 이루어왔다. 이는 우리의 자연자원이 뛰어나다는 점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물적 유산이 빈약하다는 점도 원인이 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도시에는 그 도시를 대표하는 유명건축물들을 볼 수 있다. 파리하면 에펠탑이 떠오르고, 호주하면 오페라하우스가 떠오르는 것은 건축물이 드러내는 도시의 상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제주에는 피라미드도 없고, 앙코르왓과 같은 유적도 없다. 그래서 한라산과 만장굴과 해안도로를 가지고 버티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자연유산이 아닌 물적인 문화유산을 가지고 상품을 만들어나가야 할 시점이 되었다. 제주라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초가와 돌담을 비롯해서, 비롯 개수에서 중요하지는 않더라도 문화재와 유적지를 네트워크로 만들어가려는 노력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 그리고 몇 남지 않은 근대의 유적들을 단순한 기록만으로 남겨놓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그러한 노력이 현대의 건축물을 만들어감에 있어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져 나갈 때, 초가와 한라산으로 이루어진 제주의 이미지가 좀 더 아름다운 현대적 도시의 이미지로 이어져 나가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