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익·제주시관광축제위원장>

삼양검은모래축제는 한방에서 신경통에 특효가 있다고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삼양해수욕장의 검은 모래를 소재로 하여 매년 여름에 개최되는 지역특성화축제다.
삼양검은모래축제는 이처럼 삼양해수욕장의 너른 사장에 고르게 펼쳐져 있는 검은 모래 찜질의 한방적 효능을 널리 홍보하고 해수욕장 근처에 위치한 삼양동 선사 유적지와 불탑사 5층석탑 등의 문화재에 대한 명소 브랜드화를 목적으로 삼양동연합청년회 주최로 2002년에 처음으로 시작됐다.


   
 
 

모래찜질을 하고 있는 모습

 
 

 

삼양모래축제의 개최 동기가 된 검은 모래는 삼양해수욕장의 넓은 사장에 가득 쌓여 있는데, 예로부터 신경통과 관절염 치료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왔다.

최근에 들어 이 해수욕장 모래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하여 한국기초과학자원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바나듐, 지르코듐 등의 성분이 모래 속에 다량 녹아있음이 증명됨으로써 신경통, 비반, 피부염 등의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2007년에 여섯 번째로 열린 삼양검은모래축제는 삼양동연합청년회가 주최하고 연합청년회와 검은모래축제위원회의 공동 주관으로 8월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열렸다.

금번의 축제는 그 주제를 '검은 모래찜질 명품 브랜드 사업'으로 설정함으로써 검은 모래의 효능을 널리 알리는데 주안점을 두고 개최됐다.

축제 첫날에는 오전 11시의 축제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음악을 필두로 서각 전시와 사진 전시, 윈드서핑 체험, 모래성 쌓기 체험, 모래찜질 체험, 바나나보트 체험, 바다게 잡이 체험, 태권도ㆍ합기도ㆍ검도 등 무술시범, 각설이 공연, 난장 한마당 등이 열렸다.

오후 8시에는 화려한 개막식과 함께 불꽃놀이, 관객과 함께 하는 노래자랑, 캠프화이어 등이 이어졌다.

축제 이틀날에는 오전 11시의 검은 모래찜질 체험 행사를 시작으로 윈드서핑 체험, 바나나보트 체험, 어린이 수영대회, 맨손으로 장어잡기, 무술시범 및 노래자랑 등이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검은모래축제의 하이라이트는 걸궁놀이, 난장 한마당, 어린이 무술시범, 맨손으로 장어잡기 등이라고 할 수 있다. 걸궁놀이는 삼양동 민속보존회가 후원하여 행사 양일동안 삼양동 부녀회원 및 주민자치위원들이 축제장 주변을 돌며 한해의 무사안녕을 기원하고 행사 분위기를 흥겹게 고조시키는 행사가 된다.

난장 한마당은 축제 주 무대를 중심으로 낮에는 다양한 댄스경연 및 관광객과 주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놀이판을 만들고 밤에는 도민과 관광객이 함께 하는 노래자랑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축제 참가자 모두가 한마음이 되는 행사다.

무술시범은 용호합기도 도장과 삼양태권도장의 후원으로 건강한 체력과 건강한 정신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삼양동 어린이들이 무술시범을 펼치는데, 이 프로그램은 지역 청소년들로 하여금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갖도록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맨손으로 장어잡기는 축제장에 참가한 관광객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져서 어항 속에 들어있는 미끈미끈한 장어를 맨손으로 잡아보는 이벤트로 행사 참가자들로 하여금 고기를 맨손으로 잡아보는 즐거움과 함께 남녀노소 모두를 동심의 세계로 이끄는 이색적인 체험 이벤트가 되고 있다.

검은모래축제가 매년 열리는 삼양해수욕장은 제주도에서는 유일하게 해수욕장 데크시설과 비가림 시설이 돼 있는 관계로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해수욕장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리고 축제장에서 가까운 거리에 기원전 1세기를 전후하여 형성됐던 제주도 최대의 선사마을이 복원됨으로써 축제의 품격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1

996년부터 발굴이 시작된 삼양동 선사유적지에서는 총 301기의 주거지와 함께 다양한 모양의 움집을 비롯하여 창고, 밭, 지석표 등의 마을 터와 적갈색 토기, 돌도끼, 화살촉, 동검, 옥팔찌, 철기, 곡물 등 청동기ㆍ초기 철기시대에 해당하는 다양한 유물이 출토됨으로써 선사유적전시관이 조성되었다.

특히 축제 준비와 관련해 보면, 축제를 주관하는 삼양동연합청년회와 검은모래축제위원회는 축제 시작 20일 전부터 축제에 필요한 물품 내역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여 조달함으로써 매년의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도 삼양동 5개 마을주민과 청년회원들이 똘똘 뭉쳐서 축제를 준비하고 진행함으로써 삼양동의 단합을 이끌어 내는 축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 축제는 대부분 직장인으로 구성된 축제위원들의 한정된 시간활용으로 인해 축제 프로그램을 세련되게 다듬는 데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하고 있다.

축제를 꾸려 나가기에 턱없이 부족한 행정 보조금 이외 자부담의 확보가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축제장 근처에 선사유적지와 불탑사 5층석탑 등 풍부한 문화자원이 있지만 이를 축제에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따라서 향후의 축제에서는 축제 전문가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축제의 품격을 조금씩 높여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축제장 음식의 맛과 품질을 한 단계 높임으로써 자부담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선사유적지와 불탑사 석탑에 얽힌 신화와 역사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지역의 독특한 문화가 공연되는 문화축제로의 자리매김도 필요하다.

검은 모래와 감수(축제장 주변 용천수)를 테마로 하는 학술행사를 축제의 부대 행사로 개최함으로써 검은 모래와 감수의 역사성과 효능을 규명하는 동시에 축제의 수준을 높여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삼양검은모래축제는 검은 모래와 수질이 우수한 감수를 활용한 건강·웰빙 테마에 이 지역이 갖고 있는 신화와 역사를 잘 조화시켜 나갈 때 이 축제는 제주도를 대표하는 여름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제주시관광축제위원장>

 

 

 

 "건강과 전통문화의  여름축제로 거듭나길"

前 삼양동 연합청년회장

 박훈수 전 청년회장은 3회 축제에서부터 연합청년회 부회장직을 맡아 검은모래축제에 관여하기 시작하여 금번의 축제에서는 연합청년회장으로서 이 축제를 추최ㆍ주관하는 중책을 맡았다.
 그동안 축제를 개최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점이라면 삼양해수욕장의 검은 모래 효능을 전국 방방곡곡에 두루 알리면서 동시에 삼양동 5개 부락의 화합을 이끌어 낸 점이라고 한다.
 그러나 축제가 열리는 삼양동에는 원시시대 제주도의 참 모습을 보여주는 훌륭한 선사 유적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축제 테마로 활용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청년회장은 "검은모래축제가 행사 프로그램의 질적 개선과 축제 전문가의 자문을 바탕으로 하여 건강과 전통문화 중심의 경쟁력 있는 여름축제로 거듭 태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