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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빈곤층의 SOS, 사회가 함께 풀어야할 숙제제주형 사회 안전망 만들자-틈새 사례 관리자 역량 강화 통해 지역 문제 적극 대응해야
고 미 기자
입력 2008-05-27 (화) 18:17:57 | 승인 2008-05-27 (화) 18:17:57

   
 
   
 
비수급 신(新)빈곤층이 늘고 있다.

입에는 다소 껄끄러운 이 말은 그러나 신조어는 아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또는 그 가족,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차상위계층 또는 가족 등 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이뤄지고 난 뒤 필요에 의해 생겨난 말이다.

최저생계비도 벌지 못하지만 고정재산이나 부양가족이 있는 비수급 빈곤층은 복지 사각지대의 한복판에 서있다.

지금부터의 사회안전망은 이들이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위기관리를 중심으로 구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일할 나이 신(新)빈곤층 증가…가정 위기까지

외환위기 이후 10년. 지금 사회는 중산층의 급격한 몰락이 만들어난 신빈곤층 문제를 걱정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신빈곤층의 상당수는 한창 일해야 할 나이의 집안 가장로 빈곤 추락이 단순히 개인이 아닌 가정과 가족의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빈곤가정의 부모가 이혼 실직 경제적 어려움을 당하면서 불안한 구조의 한부모 가정이나 조손가정이 만들어지고 이들은 다시 빈곤과 교육기회 상실, 건강악화 등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빈곤 소외계층에 지속적으로 편입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최저생계비에는 못 미치지만 '직업'이 있어 정부의 작은 도움도 받지 못하는 근로빈곤층도 여전하고 부양할 수 있는 자식이 있다는 이유로 수급 대상자에 포함되지 못하는 노인들 역시 전혀 새롭지 않다.

지난 2006년 정부 차원에서 '긴급복지지원제'를 도입, 가장의 사망이나 실종, 화재 등으로 생계가 갑자기 어려워졌을 때 1개월간의 생계비와 의료비, 주거비 등을 긴급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기는 했지만 '알아야'지원을 받을 수 있던 신청주의는 여전하다.

제주특별자치도가 파악하고 있는 도내 한부모 가정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모두 2808세대. 이중 30%인 881세대가 부자녀가정이다.

2004년 514세대던 부자녀가정은 2005년 657세대·2006년 744세대·지난해 881세대로 3년 사이 42%나 늘었다. 같은 기간 모자녀 가정 역시 35%나 증가했다.

이들 한부모가정에 대한 지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직업이 있다거나 남성이라는 '사회적 자존심' 등이 더해지면서 부자녀가정은 스스로 지원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부자녀가정 중 기초생활수급대상자는 지난 2005년 228세대·654명에서 2006년 216세대·650명으로 소폭 줄었다가 지난해 272세대·788명으로 증가하는 등 근로빈곤층으로의 편입이 뚜렷했다.

특히 부자녀가정은 경제적인 지원보다는 정신.정서적 지원, 사회적 케어(돌봄)이 절실하다.

# 있어도 '없다'

'사회안전망(Social Safety Net)'이란 말은 경제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 증가하는 빈곤 실업 노령 등 위해요인에 대해 사회제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등장하지 시작했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도입, 사회보험 급여범위의 확대,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강화 등의 정책적 대응이 모색되면서 부터다.

국민연금 의료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 사회보험과 최근의 노인장기요양보험까지 사회보장기본법을 근거로 하는 1차 안전망과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수급권자에 대한 공공부조 및 서비스 등 2차 안전망이 가동 중이다.

사회문제로 떠오른 여성 노인 어린이 등을 위한 사회 지원이 사회복지서비스법에 따라 이뤄지고 있지만 이 역시 1차 안전망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 학계의 의견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긴급지원제도로 민간 차원의 3차 안전망이다.

대표적인 것이 '조손가정'이다.

경제적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조부모와 아직 사회 경험이 부족한 손자녀가 가족을 이룬 조손가정의 대다수는 가정해체가 만든 산물이다.

하지만 부양할 자식이 있다거나 조부모 명의의 집이 있다거나 하는 이유로 혼자사는 노인들보다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당장 경제적 어려움과 손자․녀의 교육부터 사망 후 남은 손자녀의 처리, 정서적 거리감까지 적잖은 문제가 축적된 시한폭탄과 같다.

제주는 타 지역에 비해 조손가정 비율이 많은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는 현장 사회복지사들의 말일 뿐 아직까지 이들에 대한 실태조사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법률상으로나 행정적으로 '조손가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자리를 잡고 있는 '한부모가정'에 어설프게 편입돼 있는 것이 우리가 알 수 있는 조손가정의 전부다.

#구체적인 사례 관리로 접근해야

'주는 복지'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복지'로 복지 개념이 바뀌고 있지만 한정된 재정과 비효율적인 행정은 복지대상자의 자활자립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앙 정부 중심의 복지국가가 재정 함정에 빠진 이후 지방화에 맞춰 복지사회라는 말이 등장하는 것 역시 흐름을 같이한다.

지방자치단체의 복지 마인드에 따라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 구현도가 달라지고 여기에 민간 차원의 지원이 적절하게 연결될 때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2005년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실시했던 네이버 워치(Neighbor Watch.이웃돌보기)사업은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네이버 워치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비수급 신빈곤층을 위한 생계지원 프로그램.

갑작스러운 위기상황에 처했을 때 이웃 주민․친지․사회복지사 등이 지원을 요청하면 자치단체의 재원으로 시급한 생계비 주거비 의료비 학비를 지원해 주는 등 기회를 열어줬다.

3개월간 한시적으로 시행한 사업이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복지혜택에서 소외된 가정의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그들이 숨 돌릴 틈을 만들어주고, 복지담당 공무원도 다른 지원방안을 강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얻게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내 문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이웃'과 현장 사회복지사가 문제 상황을 인지하고, 담당공무원과 해결방안을 찾아 계속적인 지원을 연계해주는 지역형 사회안전망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다시 사회복지사의 역량 또는 역할 강화를 위한 행.재정적 지원과 결연.후원 사업의 효과적인 마케팅 등이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사례 관리만 제대로 이뤄져도 복지 사각지대를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복지 사각지대 문제 '지역'에서 풀어야 박차상 제주한라대학 제주복지정책연구소장
   
 
  ▲ 박차상 교수  
 
"복지사각지대 해소는 이제 정부나 자치단체만의 책임이 아니라 '민간사회 안전망'을 통한 지역적 책임을 통해 풀어나가야 합니다"

박차상 제주한라대학 제주복지정책연구소장(사회복지과)은 복지 사각지대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적극적인 사례관리'를 꼽았다.

사회가 변화면서 구조적으로 만들어진 사각지대인 만큼 지금까지의 복지정책으로 풀어가기도, 또 그들을 제도권안에 포함시키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이다.

박 소장은 "학계의 지식과 경험, 사회단체의 역동성, 지역자생단체의 실핏줄같은 조직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제주형 사회 안전망이 구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1차적으로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이 제주특성에 맞춘 실태를 파악하면 지역 사회복지사나 관련단체 종사자, 이웃은 실질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사례를 현장에서 발굴하고, 지원 가능한 프로그램을 찾고 연계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관리하는 것을 통해 3차 안전망, 즉 민간사회안전망이 구축된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특히 "조손가장 등에 대한 지금의 문제제기는 당장 큰 반향은 없겠지만 지역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 동기가 된다"며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조부모 및 친인척 위탁가정에 대한 사례관리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소장은 "공무원 수가 줄어들면서 이들에게 더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가깝게 들을 수 있는 일반 사회복지사들의 역량과 역할을 강화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배치하면 할수록 기대효과는 커진다"고 말했다

또 "사회안전망이라고 거창한 구조물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 󰡒지원을 받을 "'고객(비수급 빈곤층 등)'을 개발하고,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거나 또는 사회적 지원을 연계하고, 사후관리 할 수 있는 능력있는 '이웃(인프라)'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차츰 키워간다는 측면에서 접근해야한다"고 주문했다.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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