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주유소...짠돌이 주유작전 백태

   
 
   
 
1리터당 2000원을 넘어선 고유가 시대. 차량소유자들은 "주유소 가는 게 무섭다"며 연일 치솟는 유가 앞에 유류비 줄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렇다 보니 요즘 주유소에는 별의별 풍경이 다 생겼다. 유류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운전자들의 주유소 백태를 알아보았다.

▶사전 답사형= 먼저 방문한 주유소에 차를 세워놓고 도보 가능한 근처 주유소를 돌아다녀 본 후 가장 싼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유형이다.

서울 마포구 A주유소의 업주는 "얼마 전 단골이 오더니 차를 주차한 후 다른 주유소를 돌아다녀 본 후 이곳보다 10원이 싼 곳으로 차량을 이동시켰다. 단골이었던 손님이라 주차하지 말라는 말도 못하겠고 답답하기만 하다"며 "최근 이런 손님들이 많다"고 전했다.

▶미터기 확인형= 차에서 내려 자신이 주문한 액수대로 미터기가 잘 돌아가는지 주유기 앞에서 지켜보는 형태다. 요즘 주유기는 전자식 계기판을 부착하고 있어 속일 수 없음에도 직접 눈으로 주입되는 주유량을 확인해야 안심이 된다는 것이다.

▶한 방울도 흘리지마형= 일명 '총' 혹은 '건(Gun)'에서 한두 방울 흘러나오는 기름에 집착하는 형이다. 주유 후 총을 빼면 한 두 방울 정도 흐르기 마련. 여기에 집착하는 손님은 "기름이 흘렀지 않느냐"라고 따진다.

경기도 남양주시의 B 주유소 업주는 "주유 후 총에서 조금 흐르는 기름 때문에 손님들이 항의 하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서비스 물품 다 받기 형=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면 대부분 휴지를 준다. 주유량 서비스 품목이나 종류가 늘어난다. 그러나 2만원 어치 넣고 휴지, 생수, 신문 등을 다 달라는 '알뜰형' 손님들이 많아졌다.

서울 성북구 박진열(38·남)씨는 "기름 값은 깎을 수 없으니 서비스 물품이라도 많이 받아야 할 것 같아 이것저것 다 요구한다"며 "그런데 일정액 이상을 주유해야 서비스 물품을 주는 주유소가 많아 간혹 애걸할 때도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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