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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이 되면 제주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진다. 어느 곳에서나 관광객들을 만날 수 있고, TV에서는 친절한 제주인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광고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럴 때면 경기가 어려워 장사도 안되고, 농사도 득을 보지 못하고 고민하다가, 나도 소일거리삼아 민박을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다가, 기왕이면 좀 더 투자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펜션을 해보자고 결심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요새 펜션들이 받는 숙박료를 보면 대개 하루 20만원을 호가한다. 객실 1개를 한달에 50%의 운용을 해도 300만원 정도의 수익이 생긴다고 생각하면, 큰 욕심 없이 100㎡정도의 방갈로형 객실 3개정도만 있어도 한달에 평균 4~500만원 정도의 수익은 생기지 않을까하고 기대를 하게 된다.

그러면 제주특별자치도에서 허용하는 100㎡형의 펜션 1객실의 적정 숙박료는 얼마일까? 100㎡형의 단독형 10개의 객실을 기준으로 생각해보자. 아마 투숙객의 입장에서는 가장 선호되는 형태일 것이다. 토지는 이미 소유하고 있다고 가정하고, 일단 건축 및 조경 그리고 토목공사를 하려면 아마도 10개동을 건축하기 위해서는 동당 1억5천 정도의 공사비를 감안해야 할 것이고, 집기를 갖추려면 약 3천만원정도는 족히 추가로 소요될 것이다. 기타 부대공사를 감안 할 때, 제법 그럴듯한 10개동의 펜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20억 정도의 초기투자비가 발생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오며, 이는 6%의 융자를 받았을 경우 매월 1000만원정도의 이자부담이 발생한다. 10개의 펜션을 운용하기 위해서 1명의 직원은 늘 상주하고 있어야 한다고 가정한다면 하루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할 때, 휴일을 감안하면 4명이 최소의 근무숫자이다. 즉, 4명의 직원이 있어야, 한명 정도는 24시간 대기하고 있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최소 심부름할 수 있는 직원과, 시설관리를 할 수 있는 직원 정도를 추가로 확보해야 할 것이다. 만약에 펜션이 시내와 동떨어진 한적한 곳에 위치한다면 식사를 준비할 수 있는 주방근무자가 아침 저녁으로 각각 2명 정도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간단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매점을 운용하려면 다시 1명이 추가된다. 객실 청소는 짧은 시간에 10개실을 청소하고 물품교체를 하기 위해서는 1명이 단독주택형 3개실을 청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면 휴일을 감안할 때 4명의 청소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볼 때, 직원은 15명이 있어야 하며, 평균 임금을 120만원정도로 감안할 때 인건비는 1800만원 정도가 소요될 것이다.

그러면 경비는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할까. 전기세든 가스비용이든 에너지 관련비용이 실별 약 50만원씩 가정한다면 총 500만원을 고려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시설보수 및 재투자 등의 비용으로 아마 월 500만원은 늘 감안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따져 볼 때, 10개 객실을 갖는 펜션이 반드시 올려야하는 월수입은 3800만원 정도가 되며, 소득의 15%정도가 세금으로 지출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월 4400만원 정도의 매출이 있어야 할 것이다.

투자자는 월 평균 몇%의 운용을 자신하고 있을까? 아마 1년을 통틀어서 50%의 운용을 했다면 양호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10개실의 경우 한달에 평균 150실을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4400만원을 150실로 나눈다면 아마 50%의 가동율을 감안한 최소한의 객실료-투자자 본인의 수입은 고려치 않은-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계산해 보셨는지, 정말 깜짝 놀랄 것이다. 막연한 기분으로 펜션을 해보겠다고 은행자금을 빌어서 시작을 했다가 곤혹을 치루는 이유가 이것이다. 현실적으로는 운영을 하기위한 영업손실등을 고려한다면 이렇게 산출된 객실료로도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다. 사실 단독주택형으로 만들어진 펜션은 숙박료가 고가일 수 밖에 없고, 또한 그런 이유로 가동율도 50%를 운용하기는 거의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 펜션업을 허용했을 때의 취지는 농가에서의 부업거리를 가능하게 하는 방편이었다고 했지만, 대개의 투자자들은 이를 부업이 아닌 고수입의 숙박업으로 활용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부대시설도 없는 펜션은 인기를 잃었고, 부대시설을 갖춘 펜션들은 그것을 운용하는 것만도 벅차서 허덕거리는 현실이 되었다.

관광객의 유치를 위해서 막연히 객실료를 내리자든가, 캐디피를 낮추자든가하는 식의 제안을 하기보다는 수익성과 효율성을 따져보고, 투자대비 수익성이 합리적인 방식을 제시하고 그 길을 열어주지 않는다면 관광객들에게 매혹적인 제주의 모습을 보여주기 어려울까 걱정이 된다. 가치가 있는 상품에 돈을 지불하는 것을 고객은 아까워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믿는다면, 상품의 가치를 낮추기 전에 질을 높일 방법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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