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소재로 이중섭 그림 널리알려

   
 
  이중섭 예술제는 서귀포를 소재로 하는 이중섭의 그림들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다양 한 예술행사가 펼쳐져 서귀포시를 예향의 도시로 각인시키고 있다  
 
 이중섭예술제는 화가 이중섭이 서귀포에서의 피난시절 동안 남긴 불후의 명작들과 그 시기를 기점으로 해 한국 현대 미술사에 남긴 예술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시작된 문화예술축제다.
축제의 주인공이 되고 있는 이중섭은 평안남도 평원군 조운면 송천리 출신으로 6ㆍ25사변이 일어나자 그 이듬해인 1951년 1월 부인과 두 아들 등 네 식구를 거느리고 제주도로 피난을 와 서귀포시 서귀동 512-1번지에 거주하면서 수많은 작품을 창작하다가 그 해 12월 부산으로 떠났다.

 

이중섭예술제는 이중섭이 서귀포 피난시절 동안 서귀포에 남긴 미술사적 업적을 기리고, 이를 계기로 서귀포시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고, 아름다운 복지낙원의 중흥을 다지는 등 한 차원 높은 예향 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1998년 서귀포문화원 주최로 처음으로 열렸다.

그러나 제2회 예술제부터는 순수예술 단체가 주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여론에 따라 한국예총 서귀포지부가 주최를 맡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작년에 열 번째로 열린 2007이중섭예술제는 9월 6일부터 9일까지 4일간 이중섭미술관 일원과 서귀포시민회관에서 개최됐다. 축제 첫날에는 오후 2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원 교수의 승무춤 공연, 무용인 정현도 선생의 한량무 공연, 김용길 시인의 축시 낭독, 제주어지킴이 뚜럼부라더스의 개막공연이 이어졌다. 문학백일장과 학생미술실기대회, '2007이중섭과 서귀포'라는 제하의 세미나도 열렸다.

축제 둘째 날인 9월 7일에는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에 걸쳐 이중섭미술관을 중심으로 한 이중섭거리에서 신명나는 거리 공연인 락올래 공연이 행해졌다. 셋째 날인 9월 8일에는 이연심의 태평무를 시작으로 서귀포금관오중주 연주, 서귀포어린이무용단의 길과 돛단배 공연, 무용가 김은희씨의 여인의 향기 공연, 서귀포고등학교 '멕시멈'의 마징가Z 공연, 신연수씨의 각설이타령 등이 이어졌다.

축제 마지막 날인 6월 9일에는 오후 6시 백일장과 미술실기대회 시상식을 시작으로 한국국악협회서귀포지부의 모듬 북 공연, 강방옥ㆍ이숙자씨의 제주민요 공연을 끝으로 나흘간의 축제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부대행사로는 9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2개월에 걸쳐 '가나갤러리'에서의 이중섭그림원화작품전시회가 열렸고, 축제 기간인 나흘 동안 이중섭거리 일원에서 정방동주민자치위원회가 주관하는 서각작품전시회가 열렸다.

 

 
 
  이중섭 작품 중 하나인 '과수원의 가족과 아이들'  
 
이중섭예술제가 크게 내세울 수 있는 자랑거리는 학생미술실기대회, 이중섭 세미나, 깃발전시전, 설치미술전 등이다. 학생미술실기대회는 제주도에서 장차 화가를 꿈꾸는 유치원생에서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매년 1000여 명의 예비 미술가가 참가해 각축전을 벌이는데 이 대회에 참가했던 많은 학생들이 미술대학에 진학해 화가의 길을 걷고 있다.

특히 전년도 사생대회 우수 작품들은 다음 해 축제 때 거리깃발로 보여줌으로써 참가 학생들로 하여금 자긍심을 갖도록 만들어 주고 있다.

이번 축제의 세미나는 대 주제를 이중섭의 '삶과 예술'로 정해 서귀포칼호텔에서 열렸다.
조선일보가 주최한 세미나에서는 미술평론가이면서 화가인 김현숙의 '자유와 평화에 목말랐던 이중섭'이라는 주제와 덕수궁미술관장인 최은주씨의 '시장적 가치로서의 이중섭과 예술적 가치로서의 이중섭'이라는 주제의 발표와 열띤 토론이 전개됨으로써 이중섭의 생애를 되돌아보고 그의 작품적 가치를 재 평가해보는 시간이 됐다.

깃발전시전은 예술가 김해곤씨의 '바다와 은지화(담배종이)' 라는 주제의 깃발작품을 이중섭미술관 앞마당에 전시했는데, 강렬한 색채가 주는 깃발의 펄럭임이 매우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설치미술전은 이중섭미술관 일원에 제주도 특유의 오색이 어우러지는 오방깃발과 함께 퍼포먼스 작가의 작품들이 함께 전시됨으로써 독특한 볼거리를 만들었다.

이중섭예술제의 개최 의의는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서귀포시에 들어선 아름다운 이중섭미술관과 서귀포의 낭만과 추억이 깃든 이중섭거리를 대내외에 널리 알리고 '물고기와 노는 세 어린이', '그리운 제주도 풍경'. '섶섬이 보이는 풍경', '파란 게와 어린이' 등 서귀포를 소재로 하는 이중섭의 그림들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서귀포시를 예향의 도시로 각인시키고 있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예술제는 매년 예산 부족으로 규모 있는 행사를 치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공연 콘텐츠 부족과  행사장 협소, 주차공간 부족 등은 풀어야 할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향후 행사에서는 예술제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충분한 예산이 확보돼야 한다. 학생미술실기대회는 제주도의 행사에서 벗어나 전국의 학생들이 참가하는 '이중섭 미술대전'으로 격상시켜 나가야 한다. 공연도 그 소재를 매년 달리하여 이를테면 2008년 예술제는 '이중섭의 생애'를 테마로 한 공연을 개최하는 등 특색 있고 차별화된 공연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외부 전문 연극단체를 초청ㆍ공연함으로써 예술제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 이중섭거리에 있는 비어있는 공간들을 다양하게 활용할 때 협소한 축제장소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시관광축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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