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경관이 미래다> 제3부 제주경관을 이야기하다 <35>공원에서 본 도시 경관

경관은 단순히 건물의 높이 등 눈에 보이는 요소 뿐만 아니라 자연과 역사,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논의돼야 한다. 하늘과 바다, 중산간, 하천, 거리 풍경을 포함해 독특한 문화, 주민들이 삶의 형태 등이 경관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이들 요소의 개별 경관이 모여 독특한 경관을 연출하고 있어 개발 계획을 수립하면서 모든 요소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세련된 개발이 요구된다.

이번 기획에서는 도시 경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인 공원을 다루고자 한다. 도시 공원은 시민들이 삶, 경관 형성에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공원은 인공구조물로 가득찬 도시 생활에 최소한의 녹지공간을 조성해 삭막한 도시 경관을 완화시키는 등 지역 주민들의 휴식공간 기능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센트럴파크 공원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자동차 도로를 중심으로 도시가 개발됐으나 센트럴파크 주변에는 다양한 박물관과 문화시설이 모여있고 이들 개별 건축물은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인근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뉴욕의 대표적인 도시 경관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둘째, 공원은 재해시에 피난할 수 있는 대피 공간의 기능을 갖고 있다. 최근들어 자연 재해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고 이는 지난해 제주를 강타한 태풍 ‘나리’로 입증되고 있다.  즉, 재해 발생에 따른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원 활용을 통한 피난 공간의 확보 방안이 중요하다.

셋째, 공원은 보행 도로를 중심의 도로들이 상호 연결시키는 접점(接點) 공간 기능을 갖고 있다. 보행자 도로가 지역내 어린이공원 및 근린공원, 그리고 지구 공원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보행자 안전성과 도로의 연결성을 확보해 공원을 시민들의 품으로 되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 보행자도로를 따라 녹지축을 조성함으로서 도시 경관을 새롭게 조성할 수 있다.

그러나 도내 공원은 이런 기능과 동떨어져 있다. 보행자 도로와 공원간에 유기적인 연결 기능이 형성되지 않았고 공원내의 인공 구조물간에 조화도 떨어지고 있다.

또 안전도시를 지향하면서도 도시 공원을 활용한 피난공간 확보도 미비하다. 특히 시민들의 휴식공간임에도 불구, 도시 공원은 자동차도로에 둘러싸여 접근조차 어렵다.

이와는 달리, 일본을 비롯한 도시 경관의 선진 지역은 도시 곳곳에 조성된 녹지공원을 보행자 전용도로로 연결시켜 도시공간의 쾌적성, 시민 안전성과 이동성을 확보했다.

도시공간의 성격과 규모에 맞게 어린이공원과 근린공원 등을 적절히 배치해 지역별 또는 지구별로 색다른 도시 이미지를 연출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도시의 녹색 공간을 만들기 위해 정원 가꾸기 등 시민들의 동참을 유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 콘크리트 블록 담을 지양하고 제주 돌담과 나무를 배치하는 방법이나 일정 규모의 건축물에 대해 옥상녹화를 강력히 추진하고 주요 공원과의 녹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방안도 마련해볼 필요가 있다.

주요 교차로 주변을 중심으로 소규모 공원을 조성하고 주요 간선도로를 녹지도로로 조성해  보행자의 휴식 공간으로 제공할 수 있다.

문제는 실천 의지와 노력이다. 국제자유도시, 안전도시, 생태도시는 단순히 높고 큰 건축물이 조성되고 숲의 면적이 많다고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시민들이 안전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녹색 도시 추진이 지름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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