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이후 매년 2000명 넘게 사례관리…잠재 환자·일반 상담 등 꾸준히 늘어
병 인식 못하는 것이 피해 불러, 끝없는 주량 자랑도 ‘병증’ 주변 관심 절실

이번 추석 연휴 동안 알코올의존증을 앓고 있던 50대 가장 2명이 목숨을 잃었다.

14일 알코올의존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다 명절을 맞아 잠깐 퇴원했던 강모씨(56)가 계속해 술을 마신 뒤 혼자 잠을 자다 숨졌다. 앞서 12일에는 평소 술을 많이 마시는 등 알코올의존증이 의심되던 김모씨(56)가 집 근처에 쓰려져 있는 것을 길을 가던 사람이 발견했지만 이미 숨진 뒤였다.

술 권하는 사회 분위기는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술에 유난히 관대한데다 음주를 질병으로 생각하지 않으면서 돌이키기 힘들만큼 심신이 망가진 뒤에야 도움을 청하는 일이 많은 등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2008년 9월8일 현재

2007

2006

2005

2004

2003

신규

174

165

151

139

102

48

사례관리

1792

2184

2266

1607

1135

665

의뢰.접수

613

825

992

523

458

289

△한해 100명 이상 ‘알코올 의존증’ 발생

제주알코올상담센터에 따르면 올들어 8일까지 신규로 ‘알코올의존증’을 호소한 사람은 174명이나 된다.

처음 센터를 개소한 2003년 48명이던 것에 비하면 4배 가까이 늘어났다.<표 참조>

2003년 665명에 대한 사례관리를 진행했던 것이 2004년 1135명으로 늘었고, 2006년 2266명·2007년 2184명 등 꾸준하다.

제주지역은 특징적으로 11·12월에 신규 알코올의존증 환자나 또는 재발 환자가 늘어나고 이듬해 1·2월 이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이 발생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본인 또는 가족·친지 등 주변에서 알코올의존증 상담 의뢰를 하는 경우는 2004년 386명·2005년 366명·2006년 400명·2007년 392명 등 매년 350~400명 정도 되지만 실제 드러나지 않은 알코올의존증 환자가 더 많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서울대 의대에 의뢰, 2006년 6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전국 12개 지역에 대해 실시한 정신질환실태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18세 이상 64세 이하 성인 총 3183만여명 중 179만5397명(5.6%)이 알코올 사용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준대로라면 도내에서 알코올의존증을 앓고 있거나 알코올의존증이 의심되는 성인은 2만명이 넘는다. 특히 최근에는 여성, 청소년 등에서 알코올의존증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사회 경제적 피해 막대

알코올의존증은 단순히 술을 많이 마시는 당사자 외에도 주변에 미치는 폐해가 더 크다.

삼육대 보건관리학과 손애리 교수팀이 지난해 발표한 ‘한국인의 사인별 알코올 기여도 및 알코올로 인한 질환별 잠재수명 손실연수 산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사망자 10명 중 1명은 술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음주자가 비음주자에 비해 평생유병을 경험할 교차비를 봤을 때 지방간은 6배, 간경화는 5배, 위궤양은 2.6배, 췌장염은 3배, 간암 1.5배, 위암은 1.6배, 장암은 2배, 기타 암 종류는 2.5배 더 높게 나타났다.

심근경색이 될 위험이 2배, 폐렴과 기타호흡기질환에 이환될 가능성이 1.7배 더 높았다.

질병 외에도 운수사고에 16%, 폭행·독극물·화재·자해 등 기타사고에 83%나 기여했다.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은 의료비와 주류비 지출 외에도 조기 사망으로 인한 미래 소득 손실액까지 막대하다.

제주알코올상담센터 김정희 상담사는 “방문간호사업 확대로 잠재 알코올의존증 환자가 인지되는 사례가 늘어났지만 상담을 위해 접촉을 호의적으로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주량을 넘겨 계속 마시거나(조절능력 상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불안·초조·환각 등이 나타나는(금단증상) 것 외에도 몸이 만족할 때까지 마셔 주량이 끊임없이 늘어나는 내성도 알코올의존증”이라며 적극적인 상담 치료를 권했다.

한편 제주알코올상담센터는 개소 5주년을 맞아 오는 18일 제주대 국제교류회관에서 알코올의존치료프로그램과 바람직한 지역사회 절주사업 전략을 주제로 한 워크숍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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