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전국문학인대회는 전국의 유명 문학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도록 함으로써 문인들의 만남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서귀포전국문학인대회는 우리나라 문단의 대표적 문인들이 국토의 최남단 서귀포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서 우리 문학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보고 내일을 설계하자는 취지로 제주문인협회와 서귀포문인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서귀포문인협회가 주관하여 2006년부터 열리기 시작한 문화예술축제의 하나다.
시낭송·문인 초청 강연 등 문학의 멋을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 축제의 품격을 한껏 더 높이고 있다.

서귀포전국문학인대회의 배경은 1988년 10월 1일 한기팔 시인의 회장 선출로 시작된 문학동인 '서귀포문학회'가 그 이듬해인 1989년부터「서귀포문학」을 발간하고'시로 봄을 여는 서귀포', '오름문학 기행', '유배문학의 현장을 찾아서'라는 이벤트를 매년 주관하는 가운데 제주도가 한반도의 변방이 아니라 당당한 일원으로서 끝이 아니라 시작점이라는 것을 문학을 통하여 전국에 알린다는 각오로 시작됐다.

작년에 두 번째로 열린 제2회 서귀포전국문학인대회는 '제주도는 대한민국의 시작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우리나라 남쪽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성산일출봉,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이 훤히 바라다 보이는 오조리 야외무대장 일원에서 8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열렸다.

축제 첫날인 24일에는 전야제로서 문학동아리와 도내·외 문인들의 어울림 마당이 펼쳐졌다. 오후 3시의 강방옥 명창 외 제주명창들의 시화전 개막 제주민요 공연을 시작으로 전야제가 시작돼, 제주문인 여름문학 창작교실의 제주문학 제46호 출판기념식, 정일근 시인의 문학강연, 문학작품 낭송회, 가수 양정원의 공연, 제주도민과 작가와의 만남의 장 등이 펼쳐졌다.

축제 이튿날인 25일에는 본행사로서 전국문인 한마당 잔치가 열렸다. 정오의 식사를 시작으로 한라예술단의 제주민속 공연, 축제 개회식, 박동규 교수, 정완영 시인, 김순이 시인 등이 발표하는 초청강연, 제주관련 명시의 낭독, 가수 양정원의 두 번째 공연, 전국 문학인의 밤 등이 이어졌다.

축제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그 주제를 제주역사문화체험으로 설정하여 섭지코지, 제주민속촌, 평화박물관 등을 중심으로 제주문화의 정체성을 탐방하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이 축제의 모토는 제주 문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한편, 축제를 매개체로 하여 전국의 유명 문학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도록 함으로써 문인들의 만남의 장을 여는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문학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이 축제에 참가한 한국문인협회 김년균 이사장은 문학은 시대를 기르는 정신이라고 말했다. 즉, 문학이 없는 시대는 기둥이 없는 집처럼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문학작품을 쓰는 문인은 그 시대의 이상을 창조하는 선각자라는 말도 잊지 않고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인 미셀 푸코가 "세속에 젖지 않고 당당하게 살며, 당대의 극한 상황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문인이다"라고 말했고 영국은 세익스피어를 가리켜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했듯이 문학은 그만큼 위대하고 문인은 그만큼 존귀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장이 이 축제라고 말했다.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개막식의 시낭송, 문학강연, 제주도 민속공연 등이다. 개막행사로 열리는 시낭송은 시인들에게 낭송순서를 미리 알려주지 않음으로써 시인들로 하여금 꼿꼿한 정신으로 행사장을 지키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이번 행사의 첫 낭송자는 정연수 시인으로 '지평선을 열며'라는 제주도를 노래한 시를 낭송했다.

문학강연에서는 우리나라 중학교 1학년 교과서에 '바다가 보이는 교실'이라는 시가 수록된 정일근 시인이 초청연사로 등장해, 자연경관보다 사람을 들여다 볼 것을 강조하는 가운데 제주도의 야박한 인심을 들추면서 4·3사건이 빚은 비극의 역사가 현재에도 제주도에 흐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표라고 말했고 제주도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또 다른 징표로 두모악 갤러리를 꼽았다.

제주도 민속공연에서는 제주방언으로 된 노래를 공연하는 무대가 만들어졌다. 제주도 출신 가수 양정원은 대중가요인 '편지'를 제주도 방언으로 고쳐 부름으로써  제주도 언어의 우수성을 전국의 문인들에게 각인시키는 기회를 제공, 강원도 출신인 정연수 시인으로 하여금 기회가 닿으면 강원도 방언으로 인기가요 하나 쯤 개작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행사가 됐다.

특히 이 축제는 제1회 행사를 서귀포, 두 번째는 성산포, 그리고 세 번째는 모슬포지역으로 무대를 가져감으로써 서귀포시의 중심지, 동부지역, 서부지역을 전국의 문학인들에게 두루 알리면서 문학의 중심지로서의 서귀포시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축제를 만들고 있다.

서귀포 삼매봉과 천지연을 연결하는 산책로 600m 구간에 서귀포를 소재로 한 시와 노래비가 금년 축제에 즈음하여 세워지는 것도 이 축제의 큰 자랑거리다.

그러나 이 축제는 초청 예산의 부족으로 전국 문예지 주간과 편집위원들을 함께 모시지 못함으로써 제주문인 창작품의 전국문예지 발표기회 제공과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 및 독특한 문화를 문예지 특집으로 내보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서귀포를 소재로 한 전국문학 백일장을 개최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따라서 향후의 축제에서는 전국의 문학인은 물론 문예지 관계자들이 모두 참가하는 축제로 육성함으로써 제주문학의 우수성을 전국에 널리 알리고 전국 백일장의 개최로 시의 무대를 수록한 여행책자를 만듦으로써 시의 현장을 체험하는 관광상품을 만들어 내는 문화예술축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제주시 관광축제위원장

 

 

"제주문학과 관광자원 가치 높이는 축제로"

오승철 서귀포문인협회장

   
 
 

오승철 서귀포문인협회장

 
 
오 문인협회장은 1988년에 창립된 문학동인 서귀포문학회의 창립회원으로서 2006년부터는 서귀포문인협회장을 맡아 서귀포전국문학인대회를 기획ㆍ주관하고 있다.

그동안 이 축제를 개최하면서 갖게 된 보람이라면 서귀포 문학이 우리나라의 변방 문학이 아니고 중심 문학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준 점과 한국문인협회 김년균 이사장을 비롯한 60여 명의 회장단과 제주도 문학동아리 전 회원이 함께 어울리는 축제마당을 만든 점이라고 한다.

그러나 21세기 우리나라 문학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전국 문예지 주간과 편집위원들이 참가하는 축제로 격상시키지 못한 점이 끝내 아쉽다고 말했다.

따라서 오문인협회장은 "금년의 2008년 11월로 예정된 제3회 축제부터는 전국 문예지 편집 관계자들과 제주 문인들이 함께 하는 축제로 기획함으로써 제주문학의 우수성과 제주관광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축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