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마을 공간 조사보고서' 발간

한국건축가협회 제주지회에서는 제주도청의 후원으로 한경면 조수리1리와 낙천리 '마을 공간 조사보고서'(사진)를 발간했다. '제주의 마을 공간 조사보고서'는 1999년 조천마을을 시작으로 해마다 이어온 학술연구로, 제주도 소재 대학의 교수들의 협조를 받아 제주의 마을뿐만 아니라, 민가의 특성과 구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고장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자연환경뿐 아니라, 독특한 지역 언어와 신화와 전설, 고유의 음식물 등 외부에서 볼 때는 특별하게 여겨질 수 있는 고유한 문화를 많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점차 매스미디어의 발달과 경제성장등은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동시에 우리 고유의 것들을 점차 생활에서 멀어지게 하고있음을 본다.

특히 건축에 있어서 제주는 육지와는 다른 특별한 환경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의 제주목과 두개의 현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지만 육지와 비견할 만한 관공서 건축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아니며, 법화사지와 같은 사찰터가 있기는 하지만 육지의 사찰에 비교할 만한 가람배치를 갖는 사찰건축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와가건축자체가 별로 흔치않아서, 초가로 만들어진 대개의 소중한 건축물들이 세월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사라져갔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민가건축에 있어서의 중요성과 그 가치는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평범하고 일상적이었던 올레뿐만이 아니라, 우영과 안뒤 공간, 그리고 쳇방과 같은 공간들은 여전히 특별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 우리의 건축공간이다.

한편 아직까지는 마을공간의 조사가 학자들의 열정에 의존해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마을 조사가 점차 제주문화의 기저를 밝혀내는 중요한 기초 자료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며, 의미 없이 논의되는 피상적인 문화의 상품화에 시간을 내버리기 보다는 아직 사라지지 않은 옛 마을의 현장에서 줄자를 들고 실측해온 모든 연구자에게 경의를 보낸다.

'제주의 마을 공간 조사보고서' 비매품이며 관심 있는 이들은 도청향토자료실과 각 대학 건축과를 통해서 해당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

양성필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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