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소싸움축제 경기력 높이기 주력 타 지역 축제 보다 경쟁력 앞서
상설투우장 준공·겐블산업과 접목 성장동력 활용…축제 편의성도 향상

   
 
  ▲ 청도군은 641억원을 들여 지난해 1월 상설투우장 및 편의시설을 완공했다.  
 
천년의 역사를 이어 내려온 소싸움. 경상북도 청도군은 농촌전통으로 이어온 소싸움 대회를 10여년전부터 현대적 축제로 기획·마케팅에 나서면서 우리 나라 대표적인 민속행사로 승화시켰다. 전형적인 농촌지역인 청도군은 인구 4만5000여명에 작은 지방자치단체이지만 소싸움 브랜드로 전국에서 유명한 지역이 됐다.

△소싸움 경기력 높이기 대표축제로 성공

소싸움축제가 전국 11곳에서 열리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소싸움축제라 하면 청도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청도소싸움축제는 1999년부터 4년 연속 정부의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민속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청도소싸움축제가 다른 지역과 경쟁에서 이긴 이유는 청도군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소싸움이라는 전통문화를 현대적 축제에 맞게 체계적으로 육성했기 때문이다.

특히 소싸움의 재미를 위해 전국 각지의 소싸움대회에서 8강 이상의 경력을 지닌 우수한 싸움소만 참가자격을 부여, 보다 박진감 있는 경기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청도군은 우수한 소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전국에서 유일하게 출전비로 마리당 60~80만원을 지원하고 있고, 상금도 300만~600만원으로 가장 많다.

이로 인해 청도소싸움축제는 전국에서 매해 120여마리의 정상급 싸움소들이 출전,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축제로 발전했다.
청도군은 소싸움축제의 핵심인 경기력 향상을 위해 싸움소관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관리센터는 120마리가 수용 가능하며 현재 80여마리가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고 있다.

청도군은 경기력이 우수한 싸움소 육성을 통해 경기의 재미를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청도군 지역주민들도 개별적으로 50농가에서 180마리를 사육·훈련시키고 있다.  

 '2008 청도소싸움축제'가 지난 4월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열린 가운데 45만명이 관람을 했고,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91억원으로 분석됐다.

또 청도군은 소싸움 축제기간 청도한우와 씨없는 감인 '청도반시' 등 특산품 판매와 홍보도 연계되면서 막대한 경제효과를 얻고 있다.

△위기 극복 위해 겜블산업 접목 시도

우리나라 대표축제로 발전한 청도소싸움축제는 큰 위기를 겪었다.

농림부가 올해 1월부터 동물보호법 개정하면서 '도박, 광고, 오락, 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는 금지한다'고 규정, 청도소싸움축제 개최 자체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청도군과 지역주민들은 소싸움은 동물학대가 아닌 전통농촌문화로 계승해야 하며, 다른 동물 싸움과 비교해 잔인하지 않다는 논리로 설득했다.

결국 농림부는 농림부령 예외 조항에 지방자치단체장이 주관하는 민속 소싸움을 고시, 청도소싸움 축제가 생존하게 됐다.

청도소싸움 축제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인기가 있었던 한일 챔피언 라이벌전은 동물검역 강화로 살아있는 외국소들의 국내 반입이 금지되면서 중단되기도 했다.

청도군은 체급별 소싸움이라는 메인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로데오 경기, 어린이를 위한 아이랜드, 황소들의 반란, 불스(Bulls) 그라피티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청도군은 소싸움 브랜드를 연중 레저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상설투우장을 준공하고 겜블산업과 접목하는 등 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청도군 상설 투우장은 641억원이 투입돼 1만9620㎡(1만1245석) 규모의 경기장에 주차장과 근린생활시설 2607㎡ 갖추었으며 지난해 1월 준공됐다.

청도군은 상설투우장을 경마나 경륜처럼 우권 발매를 통해 소싸움에서 이길 소를 미리 예측, 적중시키면 배당금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청도소싸움축제가 하천 모래밭에서 개최되면서 편의·주차시설 부족 등이 해마다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하지만 내년부터 상설투우장에서 열리면서 관람객들이 보다 편하게 소싸움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청도군은 소싸움 겜블 사업화로 지방재정 확충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군내 싸움소 사육농가들이 소득을 창출할 수 있고, 우수한 싸움소 생산 기반도 확충으로 연결돼 청도소싸움축제 경쟁력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 예병권 청도소싸움축제추진위원회 사무국장 "소싸움 브랜드 산업화 본격"

   
 
   
 
"청도군내 싸움소 사육농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체계적으로 소싸움축제를 기획·육성하면서 성공하게 됐다. 특히 상설투우장 준공으로 소싸움대회를 연중 개최할 수 있고, 겜블산업과 접목으로 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예병권 청도소싸움축제추진위원회 사무국장은 청도소싸움 브랜드가 산업화를 통해 한 단계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 사무국장은 "청도소싸움축제가 10개의 다른 지역 소싸움축제보다 경쟁에서 이긴 이유는 전통문화를 현대적 축제로 가장 먼저 접목을 시켰기 때문"이라며 "청도군은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청도소싸움축제를 통해 유일하게 관광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50여 농가들이 싸움소를 사육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지자체에서 받을 수 있는 지원은연간 사료 125㎏에 불과하다"며 "싸움소는 육질이 질겨 식용으로도 판매할 수 없어 사육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예 사무국장은 "상설투우장이 준공되면서 내년부터 소싸움을 연중 개최와 경마나 경륜처럼 베팅시스템 도입하면 사육농가들이 수익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또한 관광수익 비중도 높아져 청도지역 경제에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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