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 극복과 도민소득 창출 등 경제 '올인'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도민 힘 모을 것

국내·외 경제한파가 몰아치면서 출범 3년차를 6개월 지난 제주사회에도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올 한해를 미래발전의 분수령으로 만들겠다"며  제주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도전과 변화의 '제주 재창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강화된 자치권과 특례를 활용해 잘 사는 제주를 만들고, 대한민국의 '리딩 거버넌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기회와 위험을 예상하며, 도민들의 힘을 모으는 지도자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주 재창조에 나선 김 지사의 올해 도정 운영방향을 들어본다.

△국내외 경제침체가 전망되는 가운데 내년에 3% 이상의 제주지역 경제성장률(GRDP) 목표를 밝혔습니다. 주요 정책 방향과 추진계획은.

=국내외 경제가 어렵지만 공공분야 투자와 민간투자 활성화, 중소기업 지원 강화로 경제위기 극복 및 도민소득 창출 등 경제에 '올인'하는 제2차 신경제혁명으로 극복하겠다. 관광객 600만명 달성시 GRDP 0.59% 증가, 민간투자 1조8000억원 실현 1.09% 증가, 공공기관 투자확대 1.11% 증가와 함께 경제관련 최대 규모의 1조6000억원 투입 등 모형별로 최소 3.06%에서 최대 7%까지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이 이번 인사에서 최적임자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도민들의 힘을 모아  경제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올해는 70만t의 풍작이 예상, 가격하락의 불안감이 제기되고 있다. 적정생산 대응책 및 감귤산업의 발전 방향은 무엇인가.

=2008년산은 농가, 생산자단체, 행정의 역할분담으로 간벌, 열매솎기 등을 적극 노력해 좋은 가격을 받았다. 그러나 2009년산은 70만톤 이상 과잉생산이 예상된다.

봄전정, 1/2간벌, 폐원, 열매솎기, 가공처리로 9만톤, 예산 30억원을 투입해 새로 도입한 안정생산직불제를 통해 3만톤을 감산하면 최소한 적정수준인 58만톤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유통명령제도 재도입하고 가격이 기대치 이하로 하락할 경우 감귤수급조절 안정사업 시행도 고려할 것이지만 농가들의 고품질 생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나라당 국회의원 14명이 제주4·3위원회를 폐지하고 과거사정리위원회로 통폐합하는 4·3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에 상정한후 도민들의 반발이 크다.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제주4.3중앙위원회 폐지는 4.3사업의 미래와 직결되기 때문에 반드시 존치돼야 할 조직이다. 여러 차례 국회를 방문해서 반세기 넘게 묻혀있던 진실의 규명과 명예회복 절차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4.3중앙위원회의 지속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적극 건의했다. 대중앙 절충에 최대한 노력하겠다. 관련 단체는 물론이고 지역 여·야 정치권, 시민사회단체, 행정이 한목소리를 내고 협력해야 중앙에서도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을 것이다.

△올해 4단계 제도개선으로 '국내 영리법인 병원' 재추진 및 관광객 전용카지노 도입을 밝혔다. 한라산케이블카 설치와 관련한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이들 현안은 찬반 논쟁이 뒤따른다. 도민의견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

=모두 제주환경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중대사안들이다. 국내 영리법인 병원은 지난해 제주 공공의료 서비스 질을 낮추지 않으면서 의료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설득력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지난해 논란이 많았던 여론조사는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폭넓은 계층과의 정책적 대화, 전문가 토론 등으로 영리법인 병원의 장단점을 충분히 알려나가면서 추진하겠다. 관광객전용 카지노와 한라산케이블카도 과거에는 부정적 견해가 많았지만 새로운 접근도 고민해볼 시점이 됐다고 본다. 관광협회의 건의를 수용, 관광객 전용카지노 도입을 4단계 제도개선에 반영할 것이다. 케이블카도 환경부가 상반기중 케이블카 시설 길이를 완화하는 등 과거보다 허용기준을 완화하기 때문에 급증하는 한라산 탐방객 분산, 한라산 보호ㆍ관리 방안의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 굳이 찬반을 묻기 보다는 사회 통념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신중하게 판단하겠다.

△투자유치 활성화를 목적으로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제주시 신제주지역의 D-호텔 등에 고도제환을 완화하는 고층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제주의 독특한 환경.경관 파괴의 부작용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예래휴양주거단지는 고용 6,310명, 생산효과 7,741억원이 예상되는 초대형 프로젝트이지만 고도문제로 도민사회에서 조망권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현장 조사및 자문에 이어 최종적으로 도시계획심의위원회는 환경·경관 부작용 해소를 위해 제주상징성을 가미한 디자인 재검토, 셔틀버스와 자전거도로 구축, 신재생에너지 활용, 논짓물의 보존과 이용방안 강구 등을 조건으로 심의 완료했다. 1월중 개발사업 변경 시행승인이 나면 세부건축계획을 수립하고 올 하반기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제주시 서부권 중심지에 들어설 예정인 D호텔도 교통영향 최소화, 랜드마크화가 가능하고 수준 높은 건축미를 강조해서 추진된다. 경관문제가 전혀 없다고 하지는 않겠다. 다만 우리가 슬기롭게 개발과 보존을 풀어나가고, 고도문제는 제주자연과 이미지를 최대한 살리는 건축미를 보완함으로써 부작용을 최소화 해나가겠다.

△해군기지, 개발사업 추진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고, 일부는 심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사회갈등의 지속적인 관리 방안은 무엇인가.

=갈등은 역기능 이전에 개인ㆍ단체간 이견차를 좁혀가는 과정이고 좀더 나은 대안을 찾아가는 사회운영의 한 방법이다. 갈등은 중요한 부분들을 일깨워주기 때문에 보약과 같지만 지나치면 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다양한 정책결정과 추진결과로 빚어지는 사회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사회협약위원회 제도를 도입했다. 현 단계에서는 사회협약위원회가 노하우를 좀더 축적하자는 의견이 위원회 내부에 있다. 우선은 운영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협약위원회가 최상의 권위를 가지고 지역문제 해결과 주민의 권익증진 등에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

△2009년 도정 추진방향으로 '제주 재창조'를 밝혔다. 이 과정에서 도민참여는 필수적이라고 본다. 도민들께  부탁할 말씀은.

=국제자유도시 완성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는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도민역량과 잠재력 높은 제주의 가치 극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제주 재창조를 발표했다. 제주를 더욱 가치있게 만드는 도전과 변화의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경제와 행정의 쇄신, 그리고 신뢰의 소통을 중점 추진하겠다.  도민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관광 고비용 구조 해소와 감귤 등 1차산업에 대한 도민과 행정의 역할분담으로 큰 성과를 냈듯이 남을 탓하기 이전에 함께 노력하면 생각지 못한 기적도 만들 수 있다. 도민 여러분의 보다 성숙하고 열린 마음을 부탁드린다.

대담=박훈석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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