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띠들이 말하는 한해의 소망]

[소망1] "우리 학교를 이끌게요"

김태현
2009년은 소띠의 해이다. 나도 1997년 소띠 해에 태어났다.
소는 우리 민족에게 가족과 같이 친근한 느낌이 있는 동물이다. 농사가 주였던 옛날, 소는 말없이 우직하게 일해 주는 성실한 일꾼이었고, 커다란 눈망울은 금새라도 눈물이 흐를 것 같이 사람과 말할 수 있는 동물 같기도 하다.
이렇듯 소에 대한 느낌은 선하고 성실하며 충성스럽고 느긋하게 자기의 일을 해내고, 죽어서도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는 헌신적인 모습이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소가 내 생년의 띠라는 것이 좋다.
나의 소망은 올해 6학년이니까 제주북교에 형으로서 북교를 잘 이끌어내고 요번연도 보다 더 공부를 잘해서 나중에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친구들과 친하게 잘 지내고 싸움 없이 잘 지냈으면 한다. 나도 내 일에 성실하며 조급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생각하며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지금 전 세계 경제가 안 좋다고 하는데 솔직히 나는 이러한 상황을 잘 모르겠지만 내년에는 우리 모두가 소처럼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으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내가 소띠라는 게 너무나도 자랑스럽다. <김태현 청소년기자·제주북교 5학년, 1997년생>

[소망2] "청년들의 웃음을 찾아주세요"

장효정
새해에는 더 예뻐지고, 달콤한 사랑을 해봤으면...하고 소망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언제 그런 소망을 했었나 싶다.
'이십대의 태반이 백수'라던 '이태백' 시대를 넘어서 '이십대 90%가 백수'라는 '이구백' 시대로 진입한 때에 취업 시험에 합격하기만을 소망할 뿐이다.
내 주변만 봐도 몇년째 공무원 시험만을 준비중인 친구, 취직이 안돼 아르바이트만 하고 있는 친구, 취업 시험에 계속 떨어지는 친구, 취직을 해도 노동 환경이 좋지 못한 친구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스물넷 소띠들의 새해는 우울하기만 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새해에는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취업지원을 확대하고, 김태환 도지사는  5천개의 일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한다. 그 약속을 꼭 지켜 새해에는 소처럼 성실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됐음 좋겠다. 그래서 이 시대의 모든 청년들이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장효정·제주대 법학부, 1985년생>

[소망3] "좋은 소식 넘쳐나는 한 해 기원"

김지범
흔히들 한 해를 보내면서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표현을 하는데 2008년 한 해는 그야말로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많았던 한 해였던 듯싶다.
새 정부 출범,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과 촛불집회, 숭례문 화재사건, 잠시나마 우리를 열광케 했던 베이징 올림픽의 쾌거, 그리곤 재앙처럼 다가온 미국발 금융위기와 쌀 직불금 부정 수령 등등.
밝아오는 기축(己丑)년은 희망에 찬 새해가 되기를 염원해보지만 모든 경제 전반의 암울한 지표들로 인해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행복을 꿈꾸는 것은 희망이란 단어가 주는, 보다 나은 삶을 기대하는 우리의 바람일 것이다.
새해에는 하루를 시작하는 신문지상에서 가계소득과 고용증가, 물가안정, 수출과 내수 활성화, 그리고 얼굴 없는 기부천사 증가와 같은 긍정적인 메시지가 신문 1면을 산뜻하게 장식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김지범·제주통계사무소 통계조사관, 1973년생>

[소망4]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소망"
 

우정애
세상이 변했고 가치관도 변했지만 시대가 변해갈수록 더더욱 그 소중함이 절실해지고 그리워지는 것은 바로 가족 간의 사랑이다. 이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경제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서 많은 사람들이 삶에 대한 공허함과 쓴맛을 달랠 수 있는 유일한 힘이 되기 때문이다.
잘사는 모습이란 지금 나이에 그 모습을 현실에 맞게 맞추어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시대의 흐름 속에 남편과 아내의 본연의 역할이 변질되어 가는 것이 마치 변해가는 세상에 당연한 모습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어려울수록 힘을 합해야 한다. 힘을 합한다 함은 바로 가족 공동체 안에서 사랑의 힘을 키  우는 것이다.  새해 기축년 소띠 해에는 내 가족 간의 사랑하는 힘을 키우고 이 힘으로 부드러우면서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아우를 수 있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소망한다.  또한 이 힘이 나와 이웃 그리고 사회 국가의 힘으로 뻗어   나가 아름다운 세상이 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우정애·원예치료사, 1961년생>

[소망5] "새롭게 태어나 값진 삶 살아요"

이효숙
2009년 기축년은 어느 해 보다 뜻깊다. 어디를 가도 경제의 어려움에 한탄을 한다. 예전 생활에 비하면 너무나 풍요로움 속에 있으면서도 행복하지 않은 걸까? 사람들은 행복의 의미를 어디에 두는 것일까?
며칠 전 이웃집 아주머니께 여행 중에 가져온 나뭇잎하나 드렸는데 너무나 기뻐하신 모습을 보며 마음을 담은 선물의 소중함을 뒤늦게 알았다. 적은 것에서부터 사소한 나눔 그리고 마음의 선물은 나누면 나눌수록 사랑이 더 커짐을 느꼈다.  선물의 크기가 아닌 마음의 크기인 것을….
별도봉 산책로를 돌아보며 제주 생활 37년을 생각해본다. 차가운 바람과 바다 내음에 눈을 감았다. 내 인생이 특별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온 것이 아닌가.  자연에 비하면 한참 부족함을 느낀다.
기축년 회갑을 맞이해보니 어릴 적 부모님 회갑날이 머리에 스친다. 예순하나 긴 세월이 지나서야 부모님 말씀을 부모가 되고 할머니가 되니 마음에 깊이 스며든다.
새해에는 내 인생의 새로운 태어남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의 해이다. 늘 시간의 소중함을 가슴깊이 느끼고 실천하며 살아가야겠다. 먼 훗날 뒤돌아 볼 때 내 자신을 칭찬할 수 있는 그런 값진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해본다. <이효숙·주부, 1949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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