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선생과 함께한 나날들」(선우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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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 선생(1876~1949)의 비서 선우진의 회고록에서 저자는 이처럼 담담한 말로 글을 마무리한다.
이 책은 낡은 사진 한 장으로 시작한다. 1948년 4월19일 오후 6시 45분에 촬영된 것이다. 김구와 아들 김신, 그리고 비서였던 저자 선우진이 38선 위에서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당시 저자는 스물여섯의 청년이었다.
한국광복군훈련반원이던 선우진은 1945년 1월31일 중경의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찾아간다. 그 곳에서 백범 선생을 처음 만난다. 그리고 1949년 6월26일 백범이 서거하는 날까지 만 4년6개월간 선생의 비서로 선생을 곁에서 보필한다.
이 책에는 단정의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던 상황에서 단정만은 막아야 한다며 김일성과의 회담을 위해 묵묵히 38선을 넘는 백범도 있고, 정치자금을 건네는 친일 갑부에게 호통을 치며 내쫓는 백범도 있다. 경교장에서 「중국시선」을 읽은 뒤 조용히 휘호를 쓰는 백범도 있고, 북행을 만류하는 청년들에게 '옳은 일을 하려는데 반대하느냐'며 일갈하는 그도 있다.
책에는 범부이기를 바랐던 인간 백범의 면면이 해방 전후의 모습과 함께 생생하게 그려진다.
올해는 백범 김구가 안두희의 총탄에 서거한 지 60년이 되는 해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은행은 지난해 10만원권 화폐의 얼굴로 백범을 선정했다. 그러자 10만원권의 발행이 연기되는 새 우여곡절이 시작됐다. 백범은 여전히 역사의 질곡을 모두 벗어버리지 못한 위인으로 우리 국민들 가슴에 살아있다. 푸른역사. 1만6000원.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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