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저렴한 주유소 찾아 삼만리

경기불황 속에서도 기름값은 연일 치솟고 있어 운전자들은 오늘도 저가 주유소를 찾아 수킬로미터(㎞)씩을 돌아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1일 서울에서 기름값이 가장 싸다는 영등포구 도림동의 한 주유소 앞. 이 주유소로 들어오는 도로 주변은 마치 주차장처럼 하루 종일 자동차가 줄지어 서 있다.

집이나 직장 가까운 곳을 버리고 수킬로미터씩 달려온 운전자들은 다른 곳보다 리터당 70원 가까이 싸게 파는 가격표를 바라보면서 그나마 위안을 얻는다.

구로구에서 왔다는 김모(32) 씨는 "점심 시간을 이용해 잠시 왔다"며 "인터넷을 통해 가격을 비교해보니 이 주유소가 가장 싸기에 조금이라도 (돈을)아껴볼까 들렀다"고 멋쩍게 웃었다.

인천에 살면서 양천구에 있는 직장을 다니는 최모(27·여) 씨 역시 "이곳에서 몇 번씩 (기름을)가득 채우면 최소한 몇 천 원이라도 이익"이라며 "조금 돌더라도 퇴근길에 일부러 들렀다"고 털어놨다. 영등포구 대림동에 위치한 또 다른 주유소 역시 경쟁력 있는 가격을 내걸고 기름값을 아끼려는 손님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이 주유소 소장 A 씨는 "휴지나 생수 등 판촉물을 줄이는 대신 기름값을 내리는 방법으로 운전자들의 고민을 줄였다"고 귀띔했다.

극심한 경기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유소 앞에서 몇 십 원이라도 줄여볼까 하는 서민들의 노력이 오늘도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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