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파열 추정, 버스 덮쳐 순식간에 변 당해

CBS사회부 조은정 기자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대형 관광버스가 차량 10대를 추돌하면서 7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버스에 깔린 승용차에 무려 7명의 승객이 타고 있다 전원 사망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 브레이크 파열 추정 관광버스 질주, 순식간에 '아수라장'
지난 23일 밤 10시쯤 서울 강북구 수유동 4.19탑 삼거리에서 이모(60) 씨가 몰던 관광버스가 내리막길을 빠른 속도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브레이크 고장으로 추정된 버스는 4차선 도로 양방향에서 차량 10대(승용차 9대, 오토바이 1대)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평소 한적했던 도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버스는 마지막으로 아반테 승용차와 충돌한 뒤 차를 짓누른 채로 수십 미터를 미끄러지면서 겨우 멈춰섰다.
당시 이 승용차에 타고 있던 사람은 모두 7명으로 대형 버스에 눌려 그 자리에서 모두 숨졌다.
사망자는 하혜용(57), 최문숙(54), 이묘숙(45), 곽향숙(46), 전수애(50), 김은경(미확인), 박홍순(미확인) 씨 등 7명이다.
목격자는 노모(50) 씨는 "우당탕탕 하는 소리와 함께 버스가 도로를 돌진하다 마지막으로 승용차 한대를 짓누르면서 겨우 멈춰섰고 바로 불이 났다"고 증언했다.
사고 직후 현장에는 피해 차량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종잇장처럼 심하게 구겨졌으며, 수십 미터에 밖까지 유리 파편들이 널려있어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짐작하게 했다.
특히 7명의 희생자들은 무려 2시간 가량 버스 밑에 깔려 있다 구조대가 버스를 들어내면서 겨우 시신이 수습됐다.
사망자 외에도 홍모(60) 씨 등 5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 사망 女교직원 7명, 계모임 끝나고 차한잔 하려다…
희생자들은 모두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중년 여성으로 서울 강북구 주변 초등학교 교직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인근 식당에서 계모임을 하고 근처에 차를 마시러 가던 중 변을 당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월곡초등학교에 재직했던 고 하혜용(57) 씨의 딸은 "어머니가 워낙 모임에 잘 참여하고 활발한 분이셨다"며 슬픔에 말을 잇지 못했다.
고 이묘숙(45) 씨 동생은 "차량 속도가 얼마나 빨랐으면 정지 중이던 차량을 그렇게 열 대씩이나 덮어버리냐"며 울분을 토했다.
이렇게 서울시내 한 복판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갑작스러운 브레이크 고장으로 추정된다.
경찰조사에서 운전자 이 씨는 "인근에 외국인 손님들을 내려주고 빈차로 내리막길을 달리던 중 갑자기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아 차를 제어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가 음주상태는 아니었고 현장 감식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우선 브레이크 파열로 인한 사고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운전자와 목격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현장 증거물의 분석을 의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