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그가 남긴 미완의 과제 오롯이 우리의 것”

 한사람이 우리 곁을 떠나갔습니다.

 오월 어느 날, 눈부시게 햇살 푸르던 그날에 한 떨기 꽃잎이 바람에 날리듯 지상의 땅을 박차고 뛰어올라 훨훨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고야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비통함과 슬픔에 젖어 그를 추모합니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안타까운 심정으로 그의 분향소를 지키고, TV화면을 통해 시시각각 전해지는 관련된 소식에 마음 아파합니다.

 긴 추모인파의 행렬이 그의 고향 봉화로, 각지에 차려진 분향소로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꼬리를 문 그 행렬들 속의 다양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지역과 계층을 넘어 모두가 한마음으로 느끼는 그 안타까움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함께하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하는 그 마음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사람들은 드디어 그에 대하여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그의 꿈이었던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하여 이야기도 하고, 억울한 죽음의 이면에 놓여 진 시대의 아픔에 대하여도 말하기 시작합니다. 그가 꿈꾸었던 망국적 지역감정의 철폐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미완으로 남겨진 그 과제에 대하여 마음 아파하기 시작합니다.

 이제 비로소 그가 굴곡 많았던 삶을 통하여 견뎌내고자 했던 그 시대의 무게감에 대하여 자각하기 시작합니다. 바보일 수밖에 없었던 그의 도전과 실패에 관하여도 다시금 떠올리기 시작합니다.

 우리 곁에 있었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통로였던, 자신의 삶을 통하여 우리가 꿈꾸는 세상에 가장 가까운 정치인이고자 했던, 그리고 퇴임 후 시골 농사꾼으로 돌아가 다시금 가장 가까운 이들과 소탈하게 함께하고자 했던 그에 대하여 사람들은 어느덧 이심전심의 마음으로 안타까워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말합니다. 정치가 썩었다고 등 돌리지 말라고, 썩은 정치를 바꾸는 힘은 국민 여러분에게 있다고, 외면하지 말고 참여할 때라야 만이 새로운 대한민국이 열린다고….

 그가 부둥켜안았던 그 시대의 화두는 이제 오롯이 우리의 것이 되어갑니다.

 참여와 소통의 광장에서 비로소 민주주의의 참된 가치에 대하여 눈을 뜨며,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더불어서 함께하는 기쁨을 누리는, 새로운 대한민국은 그 참여의 바탕위에서 꽃피우게 될 거라는 지극히 상식적이지만 여전히 미완성인 채로 진행 중인 그 화두를 끌어안습니다.

 그는 비록 이제 가고 없지만, 그가 남긴 미완의 그 과제는 '노무현'이라는 이름으로 살아남아 앞으로 우리가 우리 삶의 자리에서 풀어가야 할, 우리의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하여 반드시 만들어 가야할 그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을 통하여 꼭 이루어지리라는 기대를 해 봅니다.

 부디 영면하시길.

 안용석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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