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며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 만끽…방문객 위한 친절도 필요
최근 '올레 걷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더욱이 이름만 대면 알만한 지식인 등 유명인 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쉽게 생각해 '시간이 돈' 인 사람들인데 일부러 비행기나, 배를 타고 이 먼 곳 제주까지 와서 올레길을 찾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면 여기에 사는 우리는 '왜 올레를 걷는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 같다. 어릴 적 동생을 업고밭에 가신 어머니에 젖 먹이려 가던 길, 손바닥 길이 만한 작은 발걸음으로 한 시간 이상 가야하는 길.
보리밭, 유채꽃이 환하게 받아 주었고, 보리탈, 산머루가 즐겁게 해준 길로 추억창고에 보관돼 있다.
이제 그 길을 육지사람들이 걸을려고 하는 것이다.
예전 내가 느꼈던 것처럼. 그들은 걷는 목표 외는 없다고 본다. 맛 나는 음식도, 안락한 잠자리도, 불편한 교통도 감수하면서. 그러기에 기대도 높지 않을 것이다.
오직 걸으면서 혼자 생각하고,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싶을 뿐, 스스로 자연에 만족하고 명상으로 정신을 치유함을 희망할 것이다. 이또한 의료관광의 한 모습 아닐까.
베낭하나 달랑 메고 집 앞을 지날 때는 할일 없이 시간 낭비한다는 의식에 앞서 비용도 시간도 필요없는 즉석 상품을 판매하면 좋겠다 하는 욕심을 가져 본다.
그냥 미소지어 주는 것. 더한다면 "안녕하세요"해주고 더 나아가 물 한모금 건네 줄 수 있는 따뜻한 인정을 드리면 어떨까.
그런 다음 제주만의 갖는 특별한 전통문화, 방언 등으로 대화가 이어진다면 제주홍보사절단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는 것일것이다.
그리고 함께 우리도 올레길을 걸어보자.
올레코스 주변의 깨끗한 환경정리, 눈앞 이익을 생각치 않은 정성 담긴 식사 등을 함께 맛본다면 분명 올레문화는 성공적으로 전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아침이면 마당 둘러보는 즐거움에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도 여늬 때 처럼 마당으로 나왔다.
돌담 옆 코스모스, 해바라기가 밤을 샛는지 조용히 웃는다. 아침해는 옆집 지붕에 가려 날씨가 '맑음'임을 알려 주고, 남쪽 한라산은 줌렌즈가 되어 다가온다. 이러한 것들을 껴안고 맨발로 걷기를.
시작하고. 들숨,날숨 깊은 호흡을 하다보면 조금 전 들리지 않았던 세상이 들리기 시작한다.
이름 모를 새가 노래하며 지나가고 ,바람, 백일홍 꽃대궁 올라오는 소리도. 어느새 관찰일기 쓰기를 거부하는 막내 아이와 씨름하며 생긴 화는 어느덧 사그라져 버린다. 가로놓인 벽 앞에서 또는 고민이 있을 때 자연은 늘 나를 치유해주는 '명의'로 다가온다. " 인간은 자연과 멀어지면 병원과 가까워진다"는 법정스님이 말씀이 아니더라도.
고혜영 도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