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제주성내에는 곳곳마다 일장기가 내걸렸다. 20세기 초 산지천에는 빨래를 하려는 아낙네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4·3으로 전소되기 전 관음사와, 옛 용연줄다리, 제주시내에 처음 등장한 시내버스의 모습 등은 그 시절 제주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1890년대말부터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직전까지 제주도의 한 세기 모습을 담은 사진집 「사진으로 보는 제주역사」가 출간됐다.
흩어져 있던 제주 역사의 매 현장이 700여점의 사진에 담겨 잊혀진 시절을 다시 이야기한다.
이승만 대통령에서 노무현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의 제주 방문 기록을 비롯해, 토벌대가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제주주둔 일본군이 무장해제 해 있는 모습, 4·19 학생 시위와 3·15 부정선거규탄, 4·3진상규명 운동의 현장 등 지난 한 세기 제주지역 정치·행정의 역사적 줄기를 보여주는 사진들이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특히 새롭게 발굴된 1920~1930년대의 옛 제주 모습과 격변기 제주 변화상 등은 지난했던 제주민들의 삶을 일면 엿볼 수 있게 한다.
책은 시대순, 분야별로 정리됐다. 1권은 정치 행정 산업 경제 사회, 2권은 문화 예술 교육 체육 부문으로 각각 구분해 수록했다.
수록 사진은 제주도와 제주시, 서귀포시 소유가 대부분이며, 국가기록원과 국립민속박물관, 서울대박물관, 개인을 통해 수집된 것이 일부 실렸다. 본문 사진은 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 국가의 언어로 정리됐으며, 자세한 사진 설명은 책자 뒷부분에 한 데 묶어 두었다.
강영봉 편찬위원장은 "이번 사진집은 제주사회의 변화에 대한 기록이면서 또한 우리의 할아버지·할머니가 어떻게 살았는지 마음으로 살필 수 있는 기록"이라고 발간 의미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