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팀 소속' 학예사·관장 '날치기' 임명
"제주대표 미술관으로 비전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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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내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하고 학예실을 운영팀내에 비독립적으로 편성, 실질적인 전시 기획이 어려운 구조인데다 관장 선임이 도의 독단으로 비밀리에 이뤄지는 등 미술관이 장기적 비전을 갖고 운영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이날 도립미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전문가는 없고 행정력만 있는 현 미술관 체제로는 미술관이 제주 대표 미술관으로 성장해 나가기 어렵다고 사퇴의 이유를 밝혔다.
박 팀장은 "개관전을 준비하는 동안 제주도가 미술관의 개관 그 자체를 중요시 할 뿐 어떤 비전을 가지고 운영해 나가겠다는 의지나 희망은 찾기 어려웠다"고 지적한 뒤 "개관전이 시작되고 업무가 종결되는 이 시점에 와서도 노하우, 인적 네트워킹 등 자신들의 전문성을 전수해 줄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제주현대미술관에 있던 학예사와 향후 임용될 학예사 등 2명만으로 제주도 대표 미술관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이냐"고 반문한 뒤, "그마저도 적은 전문가를 행정 팀 내 낮은 위치에 배치시켜 실질적인 전시 기획이 어렵게 됐다"고 우려했다.
박 팀장은 또 "관장을 민간전문가가 아닌 행정직 공무원으로 둘 때에는 '탄탄한 행정 지원' 이라는 전제가 있었던 것인데, 현재 짜여진 미술관 직제로는 행정 지원이 아닌 행정 '감시' 체제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관장 선임과 관련, 지난 5개월여간 자신을 비롯한 관련 미술 전문가들이 끊임없이 전문가 관장의 필요성을 피력해왔음에도 이러한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관장 임명을 바쁜 행사 시간을 틈 타 비밀스럽게 진행, 미술관을 정치 공작적으로 운영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박 팀장은 "처음 개관전시기획팀장 자리를 제안 받았을 때 제주도립미술관의 운영에 어느정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며 그러나 "엄청난 혈세가 투입된 미술관이 자치단체장의 치적사업의 하나로 인식, 전 공무원들이 여기에 혼연일체되는 행태를 보일 뿐, 미술관 운영에는 책임지는 이가 없다"고 주장, 사퇴가 자신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역할로 본다고 밝혔다.
문정임 기자
mungda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