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동에 사는 H씨는 최근 9살짜리 아들이 차량에 치이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 과정을 확인해 보니, S어학원의 학원차량이 아들을 집앞에 데려다 주는 과정에서 횡단보도를 지나서 하차를 시키는 바람에 무단횡단까지 겹쳐서 사고처리가 더욱 곤란한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H씨는 학원에도 문의하고, 교육청에도 문의를 해 보았지만, 하차후의 사고에 대해서 학원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답변을 받고 더욱 황당해졌다.

  모든 학부모가 학원에 애들을 보낼때에는 교육의 목적도 있지만, 학원 선생님들이 애들을 자기 자식처럼 생각하고 돌봐줄 것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법적인 책임이 없다고 하더라도, 전치 10주의 대형사고였는데, 법적인 책임이 없다는 말로 도의적인 변변한 사과조차 듣지 못하고 한달 학원비를 깍아주겠다는 말에 세상이 참으로 각박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H씨는 법적인 것을 떠나 어린이를 가르치는 학원의 기본적인 양식에 대해 생각을 해 본다. 인솔교사도 없이 차량을 운행한 것도 그렇고, 버젓이 있는 횡단보도를 지나쳐서 차량을 세워놓고서도 학부형에게 관리책임에 대한 도의적 사과를 하지도 않고 규정 운운하는 것이 지금 사교육의 현실인가. H씨는 이제 학원에 애를 보내야 할 것인가 말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부모로써 자식을 좋은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게 하고 싶은 것이 당연한 욕심인데, 어린 제자의 사고에 대해 이렇게 초연한 선생님들에게 자식을 맏길 용기가 서질 않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먼저 똑 같은 상황에서 사고를 당한 또 다른 또래의 어린이를 만나게 되었다. 이는 어린이 인솔차량을 운행하는 학원들의 실태가 결코 방관할 수 없는 지경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교통사고라는 것은 어른들에게도 치명적인데, 어린이들에게는 더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과학의 원리니, ABCD를 가르치기 이전에 그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는 사회를 먼저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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