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세상 다리되어] 장애아동 가정도우미 고옥열씨

   
 
  한국장애인부모회 제주도지회에서 가정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는 고옥열씨(아래 오른쪽)와 도지회 직원들.  
 
 장애가진 친아들 돌보는 마음으로 사랑의 손길
 동료 도우미 4명추천 러브바이러스 전파 역할도
 
 그녀는 팔힘이 세다. 게다가 운전도 잘한다. 이정도면 남자들도 울고 갈 수퍼우먼이다.

 온몸이 흠뻑 젖는다. 여름땡볕을 맞아 더워서도, 시원하게 목욕을 해서도 아니다. 하루하루를 온몸으로 맞설 만큼 치열한 삶이다. 그러니 땀으로 온몸이 젖은 거다. 오직 장애아들을 위해 힘을 비축하고 값진 땀을 쏟는 열혈 아줌마가 있다. 바로 (사)한국장애인부모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에서 장애아동 가정도우미로 활약중인 고옥열씨(48·이도2동)다.

 현재 (사)한국장애인부모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에 등록된 장애아들은 모두 433명으로 이중 정신지체장애아가 150여명, 발달장애아·지체장애아가 각각 100여명으로 가장 많다.

 특히 발달장애아나 지체장애아들이 경우 언제 돌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주의와 관심의 손길이 요구된다.

 고씨는 아이들을 차량에 태우고 이동할 때가 가장 아찔하다고 한다.

 특히 부득이하게 아이랑 둘이 타고 직접 운전해야할 때 가장 주의가 요구된다.

 운전석 옆에 아이를 태우면 오른손으로 아이를 붙잡고 운전해야 하기에 신경써야할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한아이가 갑자기 사이드브레이크를 올려 당황했던 기억, 뒷자석에서 갑자기 앞좌석으로 넘어오는 아이 때문에 놀랐던 기억 등 아찔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아이 관리에 더 신경을 곤두세운다.

 때문에 한쪽팔로 아이를 잡고 운전하려면 강한 팔힘은 물론 남자 못지않은 운전솜씨가 필요하다.

 남자들도 하기 힘든 일이지만 도우미 일에 대한 그녀의 열정은 막을 수 없다.

 거의 일주일 내내 도우미 활동을 하는 고씨는 어떤날은 오전8시부터 저녁7시까지 하루종일 돌보미일에만 매달리기도 한다. 그만큼 아이를 맡아달라고 고씨를 찾는 부모들이 많다. 모든 도우미들이 힘을 내고 있겠지만 고씨의 열정을 자식을 맡긴 부모들도 눈치 챘기 때문일꺼다. 이런 열정을 알았는지 고씨는 2007년에는 제주도에서 주는 장애인의날 도우미 대상도 받았다. 하지만 상이 없었어도 그녀의 마음은 그대로일 것이다. 고씨의 아들인 조현규(17)군도 (사)한국장애인부모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 도우미들의 손길이 필요한 장애아이기 때문이다.

 고씨는 "내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나도 다른 도우미들에게 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겠느냐"며 "아들이 도우미들의 도움속에 많이 좋아져 기쁘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우미로 활동하면서, 또 도우미의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 느끼는 현실은 만족스럽지만은 않다.

 가정도우미의 경우 기존 월 5회 기본 4시간에 5000원이던 것이 올해 7월부터 8000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가격이 오른 것은 그렇다 해도 1회 최대 8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이 이달부터는 8시간 이용시 2회를 사용한 것으로 간주, 장애아들을 키우는 부모들의 부담은 이래저래 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제주에서 활동중인 장애아동 가정도우미들은 약 60여명, 433명의 아이들을 관리하기에는 넉넉하지 않은 수다.

 고씨는 도우미계의 '러브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역할도 진행중이다. 현재까지 모두 4명의 도우미를 추천했는데 모두 처음에는 꺼려하던 일들도 이제는 솔선수범해서 나설 정도로 익숙해져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게다가 고씨는 추천했던 한 도우미가 평소 장애아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어 접근이 쉽지 않았는데 일을 하게 되면서 아이들이 얼마나 순수하고 착한지 알게 돼 새로운 삶의 기쁨을 얻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뿌듯했다고 말했다.

 (사)한국장애인부모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 강경균 사무국장은 "'돌봄도우미'는 인원수가 정해져있지만 '가정도우미'의 경우 20시간만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며 "더 많은 분들이 도우미활동에 나서줄 것"을 부탁했다.    문의전화=064-725-1370.   최충일기자 benoist@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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