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홍 <전 제민일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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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에는 그런 심층보도를 위한 공간이 많습니다. '기획' '와이드' '제민포커스' 등 다양합니다. 비록 그것이 아니더라도 심층보도를 하려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그건 분명 제민일보의 강점입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제민포커스'를 주목합니다.
8월17일자의 '한라산 케이블카', 8월24일자의 '신종플루', 8월31일자의 '축산폐수', 9월7일자의 '지방재정', 9월14일자의 '비양도 케이블카' 등 모두가 심층보도로서 손색이 없습니다. 개별내용은 필요에 따라 이미 본란을 통해 이야기한 바 있어(8월27일자 '케이블카 기획기사를 읽고') 오늘은 실무적인 문제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합니다.
우선 소재의 선택에 관한 문제입니다. 무한히 공급되는 정보의 환경 속에서 알맞은 소재를 찾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소재가 시대적·지역적 상황에 맞지 않으면 그 의미가 없습니다. 가능한 한 '그 때에' 알맞은 소재를 선택해야 합니다. 소재의 중복도 피해야 합니다. 물론 연속적인 사안에 있어 소재의 중복은 피할 수 없지만, 같은 소재를 선택할 때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다음은 해석에 관한 문제입니다. 아무리 소재선택에 시의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해석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독자의 호응을 얻지 못합니다. '바른 해석'은 '소재의 시의성'과 함께 심층저널리즘의 양대 축입니다.
그 어떤 경우에도 사실판단은 정확해야 합니다. 아무리 기자의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해설기사라 하더라도, 문제의 본질을 비껴간 해석은 사실의 왜곡입니다. 해석의 주관성 문제는 뉴스연구에서 중요한 논점이 되고 있지만, '사실적 정확성'은 기사의 생명입니다.
그러나 '관점'은 뚜렷해야 합니다. 해석은 한낱 시(是)와 비(非)의 타협이 아닙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드러나지 않는 해석은 무의미합니다. 특정한 관점에 의해 실행되는 가치평가 없이는 어떠한 가치도 있을 수 없습니다. 가치는 가치평가를 통해 스스로 존재합니다.
여기서 대두되는 문제가 바로 '자기의견'입니다. '관점에 따라 정리하는 것'과 '자기의견'은 구별돼야 합니다. 물론 전자의 내용에 후자가 포함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야기하는 '자기의견'은 '옳고 그름'에 대한 기자의 입장입니다. 모든 사안에 반드시 '자기의견'을 낼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민감한 문제일수록 그걸 피해가지 말아야 합니다.
'관(官) 위주의 보도'도 썩 좋지 않습니다. 관이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기사의 '사실적 정확성'을 위해서도 그것을 피해갈 순 없겠지만, 그렇다고 하여 행정의 입장만을 풀어내는 것은 언론이 할 일이 아닙니다. 매번 등장하는 '관련기고'도 가능한 한 민간위주로 했으면 합니다.
'제민포커스'가 '사실의 본질문제에 대한 충실한 설명'으로 도내 언론의 대표적 '기획보도'가 됐으면 합니다.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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