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타계한 제주출신 재일동포 송영옥 화백(1917∼1999)을 비롯해 조국에 대한 사랑과 염원을 담은 재일작가들의 작품이 제3회 광주비엔날레 기간에 한자리에 모인다.

‘제3회 광주비엔날레 기념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 콜렉션 특별기획전’이름의 이 전시회는 오는 3월 29일부터 6월 7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재일의 인권’전.

‘송영옥과 조양규,그리고 그밖의 재일작가들’이란 부제를 단 이 전시회는 재일동포 하정웅 콜렉션을 중심으로 처음으로 해방후 재일교포의 미술을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어 벌써부터 국내 화단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그동안 한국미술사에서 잊혀져 있었고,끝까지 무명으로 남을뻔했던 낯선 이름의 작가,그러나 중요한 민족주의 계열의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의미있는 전시회다.

 이번 전시회는 제주출신 송영옥 화백과 월북작가 조양규씨(1928∼?)를 중심축으로 그들에게 영향을 받은 재일교포 작가들이 망라돼 있다.

손아유 김애자 김등미 이국자 최광자 곽덕준 문승근 전화황 곽인식 이우환 이철주 김창덕 강동룡 김석출 이용훈 박일남 홍성익 김선동 기미영숙 채준 강경자씨 등 모두 23명의 재일작가가 100여점이 선보인다.

 이 중 송영옥 화백의 작품은‘갈림(귀국선)’‘Work’‘베트남’‘검은 비’‘노래하는 사람’‘슬픈 자화상’‘군견’‘절규’‘십자가’‘벽’‘5·17-80광주,5·17’‘사람과 3개의 마스크’‘여자마술사’ 등 40점이,조양규 화백의 작품은 ‘목이 잘린 닭’‘31번 창고’‘밀폐된 창고’등 3점이 출품된다.

 그동안 한국의 근대미술사는 일본 식민시대와 6·25동란으로 인한 자료의 소실로 인하여 현존하는 작품이 극소수이며,그나마도 일체치하의 선전을 중심으로 한 비평활동과 당시의 수장작,입상작을 중심으로 발굴,정리되어왔다.

 때문에 김씨는 “한국 근대미술사는 일본과의 관계가 핵심을 이루고 있으나 아직까지 근대성 자체에 대한 입장이 뚜렷이 정리되어 있지 않다”면서 “이번 전시는 근대미술사의 큰 공백들에 대해서 직,간접적으로 근대미술사의 새로운 기술에 주는 의미가 대단히 크다”고 평가했다.

 또“재일동포 작가들은 미술표현의 대상과 관심을 생활 근거지인 일본보다도 어디까지나 조국에 관련되어 있고,억압적 현실로부터의 모순과 조국의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을 다루고 있다”면서 “재일 조선인이 처한 특수한 환경과 그들의 미술은 80년대의 민중미술과 내용면에서 많은 부분이 일치하며, 실재로 광주항쟁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도 포함되어 있어 광주항쟁 20년을 맞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시문의=광주시립미술관 (062) 525-0968.<김순자 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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