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홍 <전 제민일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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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진행 중인 제1부는 '물의 산업화'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9월21일자 첫 회에서 밝혔듯 "청정지하수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산으로 제주를 먹여 살릴 지속가능한 물 산업의 비전과 실행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것"을 그 기획의도로 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은 대체로 그 기획의도에 충실합니다. '물 산업'이 바로 '블루 골드'임을 강조하면서, 그 전략을 '먹는 샘물' '기능성 음료' '맥주 등 주류' '수 치료'로 나눠 보도합니다. 5회(10월8일자)부터는 3면 전체를 활용하여 외국의 사례를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관계자나 전문가의 기고를 동원하여 기사의 밀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기사내용을 일일이 고찰하는 것은 번거롭습니다. 그러나 '무엇을 해 먹고 살 것인가'하는 절박한 물음에 대한 '하나의 대답'으로서 그 기획의 의미는 충분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2017년에 1조원의 매출을 예상하는 등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물 산업'도 우리의 생존전략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전통적 산업의 미래가 전반적으로 불투명한 가운데, 그것은 분명 경쟁력있는 '또 하나의 산업'입니다. 그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만큼 그것에 토를 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지하수는 우리 고장의 유일한 지하자원입니다. 그것은 단순한 지하자원이라기보다는, 그것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우리의 생명의 원천입니다. 그 어떤 '물의 산업화'도 그걸 전제해야 합니다.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그래야만 합니다. 물 문제에 관한 한, 그것은 경제문제 이전에 바로 우리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철학의 문제입니다.
우리의 지하수는 결코 무진장일 수 없습니다. 물론 지금 거론되고 있는 '물 산업'이 '물 낭비적'이 아님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물은 아무 때나 쓸 수 있는 자유재의 개념에서 벗어나 무한한 경제적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의 성장 동력인 경제재로 인식해야 한다"(9월21일자)는 전제는 그 일면의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얼른 동의하지 못합니다.
그렇습니다. 물은 이미 자유재가 아닙니다. 물도 이제는 인간 활동의 산물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경제재'인 것은 '무한한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성장 동력'에 있다기보다는 "물은 비용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서는 무진장일 수 없으며, 깨끗한 채로 남아있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물 산업'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과연 우리의 지하수는 안전한가.' 질문은 간단합니다. 그러나 대답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갖고 있지 않는 한, 우리는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물 산업'도 좋지만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까지도 적용될 수 있는 치밀한 보존정책'이 전제돼야 합니다. 통계적인 자료에 속해 있지 않은 듯한 매우 예외적인 재난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와, 그리고 우리 뒤를 이을 후세들을 위하여….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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