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택 갤러리하루·문화도시공동체 쿠키 대표, 제주대 건축학부 겸임교수 이승택

1년 전, 서귀포 걸매생태공원 주차장에서는 작은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예술과 벼룩시장을 혼합한 서귀포예술벼룩시장의 시작이었습니다. 그후 열아홉 차례 진행된 서귀포예술벼룩시장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순수예술과 시민과의 가교 역할입니다. 너무나 멀게 느껴지는 예술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예술에 대한 흥미를 유발함으로서 시민들에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시장에 가게를 개설한 플리머들이 작품들을 현장에서 직접 만들고 리폼하는 과정을 보면서 또한 여러 가지 체험을 통해 누구든지 쉽게 예술의 세계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세 번째로 개발 논리에 의해 하드웨어만 구축되어지는 도시 안에 시장이라는 공간 점유가 이루어지고, 예술적 행위를 통해 도시를 풍성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네 번째로 시간의 미학을 보여줍니다. 1년이라는 시간 속에는 그 많은 의지와 노력이 녹아 있습니다. 1회적인 창조가 아닌 지속가능한 창조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오랜 기간 동안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에 익숙해져 보이지 않는 가치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생겼습니다. 돈이나 거대한 건물은 훌륭하지만 인간의 행복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되돌려야 하지 않을까요? 신을 경외하던 중 새시대에서 인간에 가치를 두는 르네상스 시대가 되었듯이, 물질적 가치보다는 인간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새로운 르네상스를 열어야 합니다.

새로운 세상을 여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구태의연한 사회 시스템 속에서 빠져나와 창의적인 생각을 실천할 수 있다면 각자에게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입니다. 혼자서 힘들다면 이미 새로운 세상을 열고 있는 사람들과 만나보세요. 모든 것은 여러분 주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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