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명 <동화작가>

지난달 25일 대통령 직속기관인 미래기획위원회는 저 출산 대응정책이라며 '만5세 조기 취학' 안을 내놓았다. '만5세 조기취학이라니?'

뉴스를 시청하는 순간, 정부는 정말 저 출산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나 대응방안에 대해서 한번이라도 제대로 생각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게다가 그 정책을 내놓으면 가계의 사교육비가 절감된다고 하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

필자가 아는 바로는 2007년부터 만5세까지 나라에서 보육료가 지급되어서 구립이나 시립은 완전 무상이고 사립 같은 경우는 과외비용만 내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조기 입학을 시키고 12시면 모든 수업이 종료되는 초등학교 저학년인 경우 그 나머지 시간동안 아이와 직장엄마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엄마는 직장을 그만두든지 아니면 아이들은 또 다시 방과후 수업이나 학원으로 내몰려야 되지 않을까?

이런 경제적인 상황만 보아도 조기입학의 문제점은 심각하게 표출되는데, 미래기획위원회에 있는 분들은 자녀들이 모두 성장해서 그런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거나 우리나라 20대 30대 결혼한 가임기 여성들이 임신을 기피하고 임신시기를 늦추는 이유를 정말 알지 못해서 이런 대안을 내놓은 것이라면, 대통령 직속기관에서 일한다는 그분들이 정말 한심스럽기 짝이 없는 이들임에 틀림없다.

또 필자가 반대하는 이유는 7세까지의 교육은 몸으로 하는 교육이다. 그런데 학교에서 가만히 앉아서 받는 교육이라니…, 더구나 요즘 초등학교 체육수업마저도 여선생님이 많아서인지 교실 밖 수업보다는 교실 안에서 하는 경우가 허다한 게 현실인데 말이다.

지금 1인당 국민총소득수준이 상위 10개국 안에 드는 나라들만 봐도 6개 나라가 만6세 취학을 기본으로 하고, 스웨덴을 비롯한 3개국은 만7세 취학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법적으로는 만5세 취학을 희망하는 부모들에게는 이미 만5세 취학을 허가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점점 만5세 취학을 희망하는 부모들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생각하면 이번에 발표한 이 대안은 정말 실소를 금하지 않을 수 없으니 정부는 다시 한번 깊이 있게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교육은 백년대계이다. 나라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정말 정부는 누구나 수긍하고 박수를 칠 수 있는 대안과 정책을 논의하고 모색해서 먼 훗날 이 정부의 치세로 남길 수 있길 바라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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