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군간 인사교류가 또다시 무산되면서 공무원들의 실망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대폭의 인사교류를 학수고대해온 공무원들이기에 그 심정 십분 이해가 간다.적어도 인사는 곧 기회란 공무원들의 관점에서 보면 그렇다.

 대폭적인 인사교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제주도다.“부시장·부군수를 제외한 인사교류는 힘들지 않겠냐 ”는 도관계자의 최근 인사관련 발언이 그것이다.그 한마디에 혹시나 하던 일선 공무원들이 기가 꺽이고 있다.실망이 큰 쪽은 아무래도 인사교류에 따른 승진등 기회가 많은 중·하위직 공무원들인 것 같다.사실이 알려지면서 일선 공무원들 사이에는 벌써부터“인사권자의 공무원 발목잡기 아니냐 ”고 불평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민선시대의 대표적 병폐”라고 까지 통박하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옳은 지적이다.적어도 공무원들의 입장에서는 그렇다.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달리해 보면 그렇게까지 흥분할 일만은 결코 아니다.

 도·시·군간 인사교류가 예전같지 않을 것임은 이미 지방자치를 실시하면서부터 예견된 것이다.지방자치시대와 중앙관치시대의 인사패턴이 같을 수는 없다.상하의 수직관계이던 도·시·군과는 달리 지방자치시대의 도·시·군은 수평적 관계다.기초와 광역의 차이에 있을 뿐 서로 간섭 받음이 없이 고유의 권한을 행사한다.인사권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따라서 자치단체마다 능력이 있는 사람을 붙잡아 두기 마련이다.소속 공무원은 또한 그것을 감수해야 할 수밖에 없다.문제는 그에 대한 반대급부가 무엇이냐다.하지만 그것 역시 자치단체가 각기 알아서 챙길 수밖에 없는 일이다.

 지방자치단체간 인사교류가 원할치 못한 것은 공무원들의 입장에서는 딱한 일인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그렇다고 그것을 지방자치시대의 병폐라고 까지 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다.공무원 편의를 위해서 지방자치를 하지 말란 얘기로도 들리기 때문이다.

 조직의 활력화를 위해 굳이 자치단체간 인사교류가 절박한 것이라면 체제내의 제도개선으로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자치단체간 특별한 인사협약을 체결,지방자치시대의 새로운 관행을 창조하면 그만이다.그럼에도 과거 중앙관치 시대의 인사관행과 타성에만 의존하려 함은 잘못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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