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세상 다리되어> 사랑이 꽃 핀 다정이네 '러브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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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제주종합사회복지관 양권철, 고수경 사회복지사가 다정이 아버지와 지난 9일 새로 지어진 집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
지난 9일 다정이네 집은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따뜻한 온기가 가득했다.
우여곡절 끝에 새로 지어진 다정이네 '러브 하우스'. 지난해 8월 공사를 시작한 다정이네 집은 이날 준공됐다.
다정이네 '러브 하우스'는 여러 사람들의 사랑이 모여 완성됐다.
그 첫 사랑은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7월 동제주종합사회복지관(관장 김경희)에는 30대 후반의 인테리어업체 사장의 전화가 걸려왔다. 어려운 가정을 돕고 싶다는 전화였다.
복지관 식구들은 다정이네를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다정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공동으로 진행중인 '이루다 사업' 대상자였기 때문이다. 이루다 사업은 지역의 위기, 방임 아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다정이는 아버지와 언니 두명(중2·고1)과 함께 살고 있다. 네 식구는 서울에서 살다가 지난 2006년 제주에 내려왔다. 작은 사업을 하던 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했고, 어머니는 집을 나갔다. 살 길이 막막했던 아버지는 다정이 할머니가 계신 제주로 내려왔다. 하지만 아는 사람 하나 없고, 변변한 기술이 없던 아버지는 고철과 폐지를 주우며 생계를 이어나가야 했다.
게다가 다정이는 태어나자마자 심장병으로 수술을 했으나 5학년이 되면 재수술을 받아야 한다. 다행히 심장재단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희망을 걸고 있다.
고수경 사회복지사가 다정이네를 처음 찾았을 때 다정이는 집 앞을 가로막았다. 다정이는 어린 마음에 집을 보여주기가 부끄러웠다. 집 안은 작은 방에 살림살이가 널브러져 있었고, 네 식구가 살기엔 엉망이었다. 그래서 처음엔 집수리를 할 계획이었지만 익명의 독지가는 선뜻 새로 집을 지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내 난관에 부딪혔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공사는 갑작스레 중단됐다. 다정이네를 돕기 위해 온 힘을 쏟던 익명의 독지가가 사업에 어려움을 겪게 됐던 것.
양권철 사회복지사는 "익명의 독지가는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어 심적으로 무척 괴로워 했다"고 말했다.
새 집이 생긴다며 꿈에 부풀어 있는 아이들에게 절망을 안겨 줄 순 없었다.
복지관 식구들은 구좌읍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했고 기술자원봉사단이 남은 공사를 도와주기로 했다. 그러나 문제는 남은 공사에 드는 재료비 950만원.
양 사회복지사는 제주시청에 도움을 요청했다. 수소문 끝에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선뜻 500만원을 기탁했고, 이어 화북홈센터, 태종전력(주), 제일스테인레스보일러제주지점, 쌍둥이타일 등 도내업체와 봉사자들의 사랑이 이어졌다. 이들은 시공비를 무료로 지원, 500만원으로 남은 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다정이네 식구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가 생겼다.
사람들의 도움이 고맙지만 부담스러웠다는 다정이 아버지. 아버지는 공부도 제법 잘하는 딸들을 대학도 보내주고 싶고, 해주고 싶은 게 많다.
아버지는 다짐했다. "사랑을 받은 만큼 네 식구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다정이가 힘차게 뛸 수 있도록 아직 많은 사랑이 필요하다. 후원 문의 동제주종합사회복지관 784-82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