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녹색미래] <2>가나가와 트러스터 미도리재단 上

가나가와현

가나가와현의 인구는 약 860만명으로 일본에서는 3번째로 사람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140년간 지속됐던 가마쿠라 막부가 있었던 곳으로 에도시대 말의 일본의 개항지인 요코하마시가 위치해 있다. 지리적으로 북서부에 후지산과 하코네 국립공원으로 유명한 산악 지대가 있으며 420㎞에 달하는 해안선으로 이루어지는 등 변화가 많은 지형을 가지고 있다. 세계2차대전 이후 경제발전과 함께 무역이 왕성해지면서 서양문화의 창구역할을 했고, 공업지대의 확대와 도쿄의 베드타운으로 급성장하면서 극도의 개발압력에 시달려왔다.

 

 

   
 
  ▲ 녹지보존계약 1호인 구즈하 녹지. 올해로 벌써 22년째 계약을 이어가고 있다.  
 

 

 

자치단체가 적극적인 의지로 시민운동 지지

영국NT운동 모델에서 세제 영향 '변형'시도

보존 전재 현 소유 인정…재단은 보존계약만

 

 

 

# 개발압력에 사라져가는 녹지를 지키다

 

 

 

개발 압력에 휘둘리면서 가나가와현의 녹지 면적은 1950년과 비교해 20%이상 소실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급격한 녹지 손실은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악화시켰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게 됐다.

특히 주민들은 생활 주변의 녹지 보전에 대해 정부나 자치단체에만 의존하거나 소유권자의 무조건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이 다름아닌 적절한 역할 분담이다. 행정에서 활동 영역을 제공하면 주민들이 참여해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이런 고민 해결의 중심에 선 것이 다름 아닌 가나가와 내셔널트러스트(NT)운동이다. 가나가와 NT는 1985년 설립된 (재)가나가와트러스트미도리재단과 1986년 설립된 가나가와트러스트녹색기금을 축으로 자치단체와 지역 주민, 기업 등이 하나가 되어 운영하고 있다.

녹색기금으로 조성된 금액은 12월 현재 72억엔 정도에 이른다. 처음 시작 당시 목표로 했던 기금 조성액은 100억엔이었다. 매년 얼마씩 기금을 적립한다는 우리의 계획과 달리 가나자와현은 여유가 있을 때 한꺼번에 110억엔 상당의 뭉칫돈을 투입했다. 이밖에 기부와 기금 모금으로 12억엔 정도를 모았으며 이중 50억엔을 땅을 사는데 사용했다.

   
 
  ▲ 이토우 마사히로 사무국장.  
 
이토우 마사히로 가나가와미도리재단 사무국장은 “녹지를 지키는 것이 주요 목적인 만큼 기금 등을 이용해 가나가와현이 녹지를 사고, 재단은 소유자와 보존을 위한 계약을 맺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기부도 마찬가지다. 가나가와현에서 기부를 받는 형태로 녹지를 확보한다. 이유는 돈에 있다.

이토우 사무국장은 “현의 소유가 아니면 기부한 사람도 세금부담을 질 수 밖에 없다”며 “현의 재산이라고는 하지만 환경 보호를 하기 위한 의도로만 관리할 뿐 개발을 위해서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녹지 소유의 다양한 해석 도입

 

 

   
 
  ▲ 가나가와트러스트미도리재단 사무실. 내년 산림엑스포준비로 분주하다.  
 

 

일본의 NT운동을 가로막는 것은 급등하는 지가의 벽이다. 특히 대도시와 그 주변에서는 아무리 기금을 모으더라도 그것으로 목표하는 토지를 사들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가나가와현 역시 비슷한 배경으로 고민을 했고 토지소유자와의 사이에서 보존을 위한 임대차 계약을 맺고 고정자산세 등에 상응하는 금액을 제공하는 대신에 일정 기간 그 토지의 환경을 유지, 관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일반에게 공개하는 방식을 고안해냈다.

그 첫 사례가 가나가와현 하타노시 카바카와 해안의 구즈하 녹지다.

이 곳의 녹지를 보호하기 위해 재단은 7만5000㎡의 녹지소유자 66명과 일일이 상담하고 30명에 가까운 지주와의 사이에서 10년간 녹지보존 계약을 체결했다. 벌써 20년도 더 된 일이다. 그 후 사정이 궁금해졌다.

이토우 사무국장은 “대부분 녹지가 계약 연장을 통해 보호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개발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땅 주인들도 나오고 있지만 그럴때마다 기금을 통해 현이 해당 녹지를 살 수 있도록 계속해 준비하고 있다.

이토우 사무국장은 “판다는 정보를 일찍 확보해야 가능한 일이지만 지역 주민들이 녹지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년 계약을 통해 지급되는 임대료는 녹지의 가치에 따라 최고 5배까지 차이가 난다. 관련 법률·조례가 있는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녹지는 이런 형태로 보존을 시도하고 있다.

 

 

 

# ‘지키고 싶다’는 의지 우선돼야

 

 

 

   
 
  ▲ (재)가나가와트러스트미도리재단을 상징하는 이미지.  
 
이토우 사무국장이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사실 가나가와현이 녹지를 지키고 싶다는 의지가 강해서 이만큼 녹지 보존이 이뤄지고 있다”며 “민간 차원의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녹지로 보존하고 싶은 지역을 현과 재단이 함께 물색해 가능한 매입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하지만 나는 지가를 따라잡는 데는 한계가 있어 재단이 보존계약을 맺은 녹지 주변에서 ‘개발될 것 같은 지역’을 먼저 사는 착한 알박기도 시도한다.

이렇게 20여년 동안 운영해 온 결과 지난해말 현재 가나가와현이 매입한 녹지는 6필지·22.20㏊, 보존계약에 의해 재단이 관리하는 녹지도 6필지·26.07㏊에 이른다. 이런 움직임에 동참해 녹지를 기부한 경우도 19필지·34.31㏊나 된다.

이토우 사무국장은 “이런 형태로 녹지를 관리하는 자치단체는 일본 내에서도 사이타마현과 오사카시 등 세 곳 정도가 전부”라며 “처음에는 영국의 NT운동을 모델로 했지만 일본의 세제와 맞추다 보니 약간의 변형이 생겼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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