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양도 수중탐사] <3>광활한 수중계곡

   
 
  ▲ 비양도의 수중계곡은 협소하고 복잡한 구조를 보인다. /조성익 기자  
 

“연대측정 결과 1000년 전 아닌 훨씬 더 오래전 만들어져”
복잡한 구조 암반 분포…수중생물에 좋은 서식처 제공
일부 어민 불법 통발 등 설치해 생채기, 적극적 관리 있어야

 제주의 겨울 바다는 거칠다. 대륙에서 불어오는 북서풍은 겨울 내내 제주바다를 뒤집어 놓는다.   

 비양도 주변 바다, 하얗게 부서지며 끊임없이 달려오는 거친 파도가 2주일 내내 수중 탐사팀의 발길을 붙잡았다. 

 몇 일을 비양도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 길을 수차례, 본보 탐사팀은 파도가 조금 잠잠해진 틈을 타 비양도 뒤편 등대에서 약 1㎞정도 떨어진 북서쪽 바다를 찾았다.

 프롤로그에서 얘기 했듯이 비양도의 남쪽과 동쪽 바다속은 주로 모래 바닥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북쪽과 서쪽 바다속은 대체로 수심이 앝고 암반들로 이뤄졌다.

 특히 본보 탐사팀이 찾은 바다속은 비양도 해안가에서 3∼4㎞에 떨어진 지역까지 넓은 지역에 걸쳐 15m 정도의 수심을 보인다.

 또 이 지역은 깊이 5∼6m 되는 계곡들이 미로처럼 얽혀있다.

 송시태 박사는 "흔히 비양도가 천년전에 만들어졌다고 알고들 있지만 경찰 초소 주변 암석을 이용 연대측정을 해본 결과 3만 4000년이 나왔으며 그때는 해수면이 지금보다 한창 낮았다"며 "그때 만들어진 지형이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바다가 된 것으로 추정 된다"고 말했다.

 본보 수중 탐사팀이 비양도를 찾을 당시 바다가 잠잠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파도는 높고겨울의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 수중계곡 주변에 방치되고 있는 폐그물 /조성익 기자  
 
 무거운 장비를 착용하고 겨울 바다속으로 뛰어 든 탐사팀의 눈에 처음 들어 온 것은 광활하게 펼쳐진 감태숲이었다.

 조금 더 내려가자 감태 숲 사이로 골짜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물이 그리 맑지 않아 한 눈에 계곡을 다 볼 수 는 없었지만 조류에 따라 흘러가면서 주변을 살펴 본 결과 꾸불꾸불한 계곡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 쏠종개 무리, 작고 귀엽게 생겼지만 쏘이면 상당히 아프다./조성익 기자  
 
 수심 15m 바닥으로 내려가 계곡의 울퉁불퉁한 벽을 따라 다이빙을 시작했다. 계곡 벽에는 크고 작은 구멍들이 수없이 뚫여 있었다. 이런 공간은 다금바리와 돌돔 등 고급 어종들의 좋은 서식처가 되며 실제로 돌돔이 구멍 속에 숨어 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해양 생물 전문가들은 바다속의 암반, 특히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는 암반들은 수중 생물들에 더 없이 좋은 서식처를 제공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번 탐사에도 돌돔과 참돔, 다금바리, 광어 그리고 전복, 소라 등 다양한 어패류들이 이 수중계곡에서 서식 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바다의 여왕으로 불리우는 참돔 /조성익 기자  
 
 하지만 고기가 많이 서식하는 곳을 사람들이 그냥 나둘 리가 없다. 계곡을 따라 다이빙을 하는 동안 여기저기서 찢어진 폐그물과 불법 통발들을 볼 수 있었다.

 이번 탐사 동안 같이 다이빙을 한 수중 사진 전문가 구자윤 강사는 "이처럼 복잡한 수중계곡은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다"며 "물고기가 많이 잡혀 일부 어민들이 불법 통발을 몰래 설치 한다"고 말했다.

 제주시 담당 부서에서 주기적으로 불법 통발을 수거하고 있지만 수중 암반에 감겨 있는 폐그물은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수거작업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사진 조성익 기자 ddung35@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