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산업, 최고가 아니면 차별화로

신성장동력산업, 최고가 아니면 차별화로
'황금알 낳는 거위' 컨벤션 선진국 등에서 무한 관심
일본 2010년 MICE산업의 해 선언…공격 마케팅 강조
우리나라 인프라 확충·기획 강화로 시장 점유 나서야
몇 년 전 '컨벤션'이란 용어가 불쑥 관광시장에 등장한데 이어 지난해 신성장동력산업 중 하나로 'MICE'산업이 명함을 내밀었다.
아직까지 입에 생소한 이 단어는 그러나 '황금알을 낳는 거위' 또는 '굴뚝 없는 산업'으로 선진국과 일본·싱가포르·마카오·홍콩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MICE에 대한 개념 정리를 서두르고 있는 동안 이웃 일본은 올해를 'MICE의 해'로 정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다른 나라들 역시 급속하게 레드 오션으로 변하고 있는 MICE 시장 점유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세 차례에 걸쳐 MICE의 가능성과 내년 MICE에 승부수를 걸고 있는 일본, 우리나라의 경쟁력에 대해 살펴본다.
1. MICE에 주목하라
2. 국내 시장 한계를 넘어라-2010년 일본 MICE의 해
3. 차별화로 승부 걸어라-제주 MICE 산업 전망

# 왜 MICE에 주목하나
MICE산업이 부각되면서 따라붙는 질문이 바로 "과연 MICE란 무엇인가"다.
사실상 국제회의와 컨벤션, MICE산업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만 놓고 보더라도 컨벤션에 전시회와 국제회의를 포함하고 있고, 컨벤션센터에서는 국제규모 전시회, 국제회의뿐만 아니라 국제행사도 개최하고 있다. 이들 업무과 함께 홍보·유치 등을 업무를 전담하는 컨벤션 뷰로까지 구성되는 등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MICE산업은 Meeting(국제회의)과 Incentive Tour(성과·포상 관광), Convention(컨벤션), Exhibition(전시회)을 총칭해서 부르는 표현이다. 아시아권 국가들에서 공공연하게 사용되지만 유럽 등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MICE산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국제회의(Meeting)를 비롯해 인센티브 관광(Incentive Tour),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를 유치하는 MICE 산업은 고용창출이 높고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경제적 파급효과 또한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국제회의 개최를 통해 제주관광은 적잖은 수혜를 입었다. 지난 2006년 79건·3만3881명이던 국제회의 개최 건수·방문객은 2007년 107건·5만1465명, 2008년 133건·5만8616명, 올해 119건·6만3546명으로 집계됐다. 신종 플루 등 환경적 영향으로 개최 건수가 줄기는 했지만 유치 규모는 3년 새 갑절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효과 역시 △2006년 745억원 △2007년 1176억원 △2008년 1257년으로 꾸준히 늘었으며 올해는 221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서비스 산업의 꽃, 기대 반 우려 반
컨벤션 참가를 위해 방문하는 외국인은 일반 관광객의 평균 2.5배를 소비한다는 결과를 놓고 보더라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내수확대 등 파급효과가 크다. 이밖에도 도시 홍보와 국가위상을 높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지난 5월 26∼2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세박람회장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MICE 박람회중 하나인 컨벤션·인센티브 박람회(IMEX)에는 전 세계 157개국 관광청, 대형호텔, 무역협회 관계자 9000여명이 몰리는 등 물밑 경쟁이 치열했다.
컨벤션 선진국에서는 이미 기업회의와 포상관광, 컨벤션 및 전시회가 결합되어 문화와 관광을 포괄한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싱가포르·마카오·홍콩 등 동남아 국가들에서는 MICE산업 활성화를 위해 전담부처를 신설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까지 않고 있다.
MICE산업의 효과는 제주가 유치했던 대규모 인센티브 관광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6년 SC은행 세계지점장과 중국 맥도날드 점장, 중국 바이엘 차이나 등의 인센티브단이 잇따라 제주를 방문하면서 적잖은 지역 파급효과를 봤다. 당시 이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ICC내에 임시 면세점을 설치했는가 하면 다양한 공연행사와 애프터 컨벤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체류 일정이 길고, 씀씀이가 큰 기업체 인센티브단의 특성을 적절히 활용했다. 또 이들 행사를 진행하면서 제주 컨벤션 산업의 보완점 등을 찾아내는 등의 효과도 거뒀다.
# No 1. 아니면 Only one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부터 MICE산업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후발주자라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주문되고 있다. 제주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MICE산업을 위해서는 문화와 관광을 결합한 상품을 소화하기 위한 시설 인프라 확충은 물론이고 접근성 확보와 전문인력 양성 등 해결해야할 부분이 적잖다.
무엇보다 국내는 물론 이웃 국가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상황에서 최고가 아니면 제주만의 강점을 부각할 수 있는 MICE산업 전략이 주문되고 있다.
제주의 경우 매년 국제회의 등의 유치 실적이 꾸준하고 특히 2012년 제5차 세계자연보전총회(WCC·World Conservation Congress) 유치를 확정 짓는 등 기회는 마련했다.
문제는 MICE산업이란 총성 없는 전쟁터에서 어떻게 전략적 이점을 선점할 수 있는냐다.
예를 들어 최근 컨벤션이나 인센티브 투어를 선정하는 데 도시나 시설을 프랜차이즈화하는 방안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수 있다.
환경 관련 회의나 관련 산업체 인센티브단을 유치할 때 세계자연유산 등재 사실 등을 강조하고 프로그램에 포함시킨다거나 휴양형 컨벤션 시설과 주변 관광지를 블록화해 적극적으로 부각시키는 방법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이들의 주머니를 열게 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회의·업무·행사 관광객 1인당 관광수입은 31만1324원으로 레저·스포츠 관광객 40만5664원, 휴양·관광 목적 관광객 37만 5184원에 뒤진다.
일반적인 회의·업무 관광객의 씀씀이가 인색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MICE산업 관련 관광객의 소비가 일반 관광객의 최대 7배에 이르는 일본의 사례를 볼 때 충분한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 "무한 가능성으로 경쟁 심한 시장" <인터뷰> 도조 히데히코 (재)지바국제컨벤션뷰로 팀장 도조 히데히코 (재)지바국제컨벤션뷰로 팀장은 "일본에는 50개 국제회의관광도시가 있고 컨변센뷰로 조직이 있는 도시만 70도시나 된다"며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MICE산업의 해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데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장 신경 쓰이고 강한 경쟁자"로 한국을 꼽은 도조 팀장은 "한국은 MICE산업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에 비해 일본은 아직까지 그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올해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APEC총회나 나고야에서 열릴 생물다양성협약 제10차 당사국회의 등을 기점으로 삼아 MICE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도조 팀장은 "동북아시아 MICE시장은 발전 가능성이 높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할 것"이라며 '잠자는 용'인 중국의 부상을 견제했다. 인프라 구축을 위한 충분한 공간을 가지고 있는데다 새롭게 시장을 개척하는 만큼 신기술이 적절히 도입될 경우 무서운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조 팀장은 "한국은 각 컨벤션마다 특성이 있고, 나름 차별화를 이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나친 경쟁으로 무리수를 두는 것보다 동북아 국가들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상호교류와 협력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 미 기자 popmee@jemin.com |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