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MICE를 잡아라] <2>국내 시장 한계를 넘어라

'비즈 관광객 3명=자동차 1대 수출 효과' 기대감
중앙정부 대신 지자체서 예산 늘리는 등 전략전
일본이 MICE(Meetings·Incentives·Conventions·Exhibitions)산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벌써 지난해 12월 도쿄 국제포럼에서 개최된 'IME(International Meeting Exhibition) 2009' 에서는 2010년을 '일본 MICE의 해(JAPAN MICE YEAR 2010)'로 공식 선언하는 것과 함께 'JAPAN MICE: JAPAN, A GLOBAL CROSSROAD(일본 MICE: 일본은 세계의 교차로)'라는 캐치프레이즈도 공개됐다.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 2위의 컨벤션 국가의 도약은 호시탐탐 상위권 진입을 노리는 우리나라의 MICE산업의 큰 변수로 꼽히고 있다.

일본이 MICE 산업에 공을 들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MICE 관광객이 일반 관광객보다 소비 규모가 클 뿐 아니라 고용창출 효과도 높고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등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일본뿐 아니라 세계 주요국들이 MICE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려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특히 대규모 컨벤션 시설을 가지고 있는 정부 인증 국제회의 관광도시만 50군데나 되는데다 70개 컨벤션뷰로가 불꽃 튀는 경쟁을 하고 있는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MICE산업의 타깃을 국제 시장으로 돌리고 있다.
올해 한국ㆍ중국ㆍ일본 등 동북아 3국이 MICE 시장을 놓고 한판승부를 벌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본의 'MICE의 해' 선언은 보다 공격적인 시장 선점을 예고한 것으로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MICE를 핵심으로 내세운 일본에 반해 한국은 '2010~2012 한국 방문의 해'를 중국도 상하이 엑스포와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행사를 배경으로 '중국 방문의 해'를 선포했다.
한ㆍ중ㆍ일 3국 가운데 가장 먼저 경제성장을 이룬 일본은 일찌감치 MICE 산업에 눈을 떴다. 1980년대 이후 국가에서 지자체 중심으로 컨벤션 운영체계가 전환되면서 중앙과 지방 간 균형발전을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경쟁국들이 늘어나면서 일본의 국제회의 개최 건수 증가율이 눈에 띄게 둔화되기 시작했다.

일본 컨벤션 시장의 규모는 2008년을 기준으로 4조7300억엔에 이른다. 컨벤션을 통한 경제파급효과는 11조4000억엔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신종플루 등의 변수로 컨벤션 시장이 크게 고전하면서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가능성과 파급효과면에서는 여전히 다른 굴뚝 산업에 비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자체 차원에서 컨벤션 시설 및 산업 시찰의 매력을 내세우면서 MICE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컨벤션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주목, 지역 블록마다 프랜차이즈 도시와 시설을 지정하는 방법으로 컨벤션 레이트가 지역 경제에 직접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안하고 있다.
예를 들어 홋카이도 블록은 삿포로, 동북 블록은 센다이에서 회의를 유치하고 숙박이나 애프터 컨벤션 프로그림을 블록 내 도시 등에 나누는 것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는 도쿄 집중의 컨벤션 시장을 분산시키기 위한 방안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지역을 새롭게 보고 지역특성을 기초로 타깃 시장을 정하는 등 선택과 집중의 효과 있다.

일본은 'MICE 원년'인 올해 국제회의 및 인센티브 관광 유치에 더욱 힘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컨벤션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졌다는 판단아래 MICE산업으로의 재구축과 종합력 강화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2008년 11월 관광청을 설립한데 이어 올해 내 미국의 CIC(Convention Industrial Council)와 같은 조직을 설치하는 등의 계획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보다 3배 가량 많은 예산을 관광산업에 투입할 계획도 세워둔 상태다.
200억엔에 이르는 관광산업 예산 중 순수한 MICE 관련 예산은 7억엔(약 92억원) 수준으로 나머지는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를 정비·구축하는 데 사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역시 권역 또는 지역별 블록화에 우선 순위를 두게 된다.
MICE 원년에 맞춘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되고 있다. 전국 900여개 쇼핑센터 등에서 대규모 바겐세일을 펼치는 한편 나라헤이죠코(平城京) 천도 1300주년 기념 사업과 세토우치 국제예술제 등 대규모 이벤트도 열린다.
도조 히데히코 (재)지바국제컨벤션뷰로 팀장은 "MICE산업의 부가가치가 큰 데 반해 정부차원의 관심은 아직 한국이 앞선 것처럼 보인다"며 "일본 만이 아니라 한국과 중국을 연계한 MICE 프랜차이즈화나 국제회의·전시 유치 협의회 구성 등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