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양도 수중탐사] (4)물고기들의 보금자리

   
 
  ▲ 비양도 포구 북동 방향 약1km 지점에 설치된 세라믹 어초. 다른 큰물고기의 먹이가 되는 자리돔, 줄도화돔 무리가 서식하고 있따.  
 
  어초(魚礁)는 바다속 지면이 솟아 오른 곳을 말한다. 이런 곳에는 지형을 끼고 상승류와 하강류가 생겨서 영양염류가 수면 가까이 까지 운반된다. 이 때문에 상층은 플랑크톤의 번식이 왕성해지고 이를 먹이로 하는 작은 물고기가 모여든다. 또 작은 물고기들을 노리는 방어 등 큰고기 모여 좋은 어장을 형성하게 된다. 인공어초는 이런 효과를 노려 사람들이 바다속에 인위적인 구조물을 만들어 놓는 것을 말한다.

 비양도 포구에서 북동 방향으로 1㎞지점에는 국립수산과학연구소 제주수산연구소에 실험 목적으로 투하한 물고기용 인공어초들이 있다.

   
 
  ▲ 사다리꼴 어초의 내부.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어 물고기가 숨기에 안성맞춤이다.  
 
 사각 틀 모양의 세라믹 어초와 콘크리트 만들어진 반구형·사다리꼴·박스형·삼각뿔형 어초 등 다양한 인공어초들이 수심 10m 지점에 질서 정연하게 놓여 있다.

 이들 어초들 주변으로는 뱅에돔, 돌돔 등 고급 어종들이 서식하고 있고, 그 밖에 다른 큰 물고기의 먹이가 될 수 있는 자리돔·전갱이·줄도화돔이 무리지어 서식하고 있다.

 이들 어초 주변으로 물고기가 모여드는 원인은 먹이감이 풍부하고, 인공어초의 구조가 복잡해 조류또는 천적으로부터 몸을 숨기기가 용이하다는 데 있다.

 특히 이곳은 모래벌판이 넓게 분포하는데 인공어초를 설치하면서 감태·모자반 등 해조류가 자랄 수 있는 여건도 마련돼 사시사철 어류들이 몰려들어 낚시꾼들에게 인기있는 포인트가 되고 있다.

   
 
  ▲ 반구형 인공어초는 내부가 비어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 어초 주변에 모여든 자리돔 무리  
 

 제주수산연구소에 따르면 인공어초의 어장조성효과에서 해역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자연초어장과 유사한 어획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자연초가 없는 비교어장에 비해서는 약 1.6배의 어획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제주 연안 어장확대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양도 주변에 설치된 인공어초는 섬이 파도로부터 보호를 해줘 시설한지 오랜 기간이 지나도 제 모양을 보존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 있는 인공어초들은 파도에 의해 파손되거나 모래가 묻히고 있다.

   
 
  ▲ 어초 주변에 서식하고 있는 호박돔  
 
 제주수산연구소가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매몰된 인공어초는 전체 시설량 약 14만개 중에 약 0.8%인 1120개 정도로 모래지역이 발달해 있거나 태풍의 영향을 심하게 받는 남부와 동부 연안에 시설된 뿔삼각형어초에서 많이 발생했다.

 이 부분이 비양도 주변에서 새로 디자인된 인공어초들을 시험적으로 설치하는 이유다.

 비양도라는 섬이 존재하면서 바다는 인간에게 너무나 많은 선물을 안겨주고 있다. 낮은 수심과 복잡한 수중지형은 금능·협재·옹포리 해녀들이 구간을 나눠

   
 
  ▲ 인공어초 표면에 자라고 있는 해조류를 뜯어 먹는 쥐치  
 
작업을 나올 정도로 넓다.

 타원형의 섬은 겨울 매서운 북서풍을 막아 주고, 여름 비취색 바닷물과 어우러져 멋드러진 경치를 선사한다. 이것이 아낌없이 주는 비양도의 존재의 이유다.   글·사진 조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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