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숙  
 
  "가을 끝자락 마른풀 화르르 타오를 듯/ 송당과 마을 지나 다랑쉬 저 억새들녘/ 누군가 확 그어대듯 이내 불꽃이 인다/ 발걸음 잠시 놓아도 허공에 눈물 젖는/ 덤불 속 찔레 제 몸 불씨 살리는 봄은/ 무자년, 고해성사로 이 땅이 주는 보속이다/ 광대나물 상모 돌리듯 섬 밖을 떠돌아도/ 끝내 못 내려놓던 내 등짝의 짐 하나/ 다랑쉬 잃어버린 집터, 푸른빛에 내려놓는다//"(김윤숙 시 '무자년, 고해성사' 전문)

시조시인 김윤숙씨(55)가 (사)한국시조시인협회가 제정하는 제1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김 시인은 시조 '무자년, 고해성사'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원들은 "수상작에는 김 시인에게 있어 제주가 갖는 상징이 절제된 언어와 구성 속에 잘 드러나 있다. '다랑쉬 저 억새들녘/ 누군가 확 그어대듯 이내 불꽃이 인다' '덤불 속 찔레 제 몸 불씨 살리는 봄은' '내 등짝의 짐 하나/ 다랑쉬 잃어버린 집터, 푸른빛에 내려놓다'와 같은 구절에서 보이는, 그의 소재를 다루는 능력과 시각적 이미지는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김 시인은 2000년 「열린시학」신인상(시조부문)을 수상하면서 문단을 노크했다. 2008년 「시조시학」에서 젊은시인상을 수상했으며, 시집 「가시낭꽃 바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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