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미래를 일구는 농업인들] 농원목장 이성철 대표

눈 앞에 장애물이 있다. 선택은 두 가지다. 뛰어 넘든지 그냥 그 자리에 서 있든지.

도내 낙농업 역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송아지 가격 폭락, 사료값 폭등 등으로 인해 이제 낙농가들의 수익은 원유가격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현재 도내 낙농가수는 50농가에 불과하다. 이는 4년전 73농가에 비해 31%가 줄어든 것이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때문에 이성철 농원목장 대표(55·제주시 월평동)는 낙농업을 새롭게 탈바꿈시키기 위한 도전을 하고 있다.

그는 단순한 체험목장이 아닌 살아 숨쉬는 '교육목장' 운영에 첫 발을 뗐다.

이 대표는 지난해 낙농진흥회로부터 체험목장을 인증 받았고, 제주도에서 지원을 받아 목장내 330㎡ 규모의 체험장과 요구르트 생산 설비 공사를 마쳤다. 체험장에는 치즈를 만들고 젖소의 생애와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교육실이 있다. 한 학급당 20~30명의 신청을 받아 4~5시간의 학년별 교육이 가능하다.

14만8760㎡의 방목지에는 젖소들이 뛰놀고 있어 자연 학습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농원목장에는 현재 착유우 40두, 육성우 45두, 한우 5두가 있다.

그는 "체험목장은 하루에 200~300명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젖소 우유를 짜고 눈으로만 체험하는 목장은 오래 갈 수 없다"며 "우유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체계적인 이론교육과 직접 만지고 볼 수 있는 실습교육이 함께한다면 우유 소비와 홍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수제 요구르트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지난해 12월 목장에서 직접 생산한 원유로 만든 수제요구르트인 '아침 미소' 상표를 특허청에 등록, 2월부터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하고 소량 주문 생산 중이다.

농원목장에서 생산된 수제 요구르트는 서울에서 150㎖·2000원, 500㎖·5000원에 팔리고 있으며 도내는 150㎖·1500원, 500㎖·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본격 시판이 되지 않았음에도 입소문을 타면서 한달 매출만 1000만원에 이르고 있다. 또한 국내 유명 홈쇼핑 업체로부터 판매 계약 제의를 받는 등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앞으로는 치즈 생산도 고민중이다. 특히 이 대표는 도내 최초로 무항생제 인증을 획득, 이를 계기로 프리미엄 유제품 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사실 이 대표가 '탈바꿈'을 시도한데는 한·EU FTA라는 외풍이 강한 이유로 작용했다. 유럽에는 축산업이 발달, 타개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고사하고 말 것이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이성철 대표는 "우유 1ℓ를 생산한 가격과 치즈 또는 요구르트로 가공해 파는 가격은 5~10배의 수익차가 발생한다. 생산성도 중요하지만 살아 남으려면 변해야 한다"며 "생각을 바꾸면 경쟁력이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오경희 기자 ari123@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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