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민을 보호해야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농림부가 요즘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것 같다. 도대체 우리나라 농업행정의 최고책임기관이라고 하는 농림부가 학교급식에 외국산 수입쇠고기 사용을 권장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하니 어느 나라의 농림부인지 의심스럽다. 더욱이 농림부는 유통업체들에게 수입쇠고기 판매를 장려하다 못해 학교급식에까지 수입쇠고기의 소비를 권장했다면 농림부의 존재의미가 없다.

보도에 따르면 농림부는 최근 학교급식에 수입쇠고기 소비를 요청하는 공문을 시·도교육청에 보낸 사실이 밝혀지면서 농민들과 전교조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자 지난 17일에는 긴급히 해당 문서사용을 중지하라는 공문을 보내 진화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농림부는 국내 대형유통업체 수입쇠고기 판매를 권장하는 공문을 보낸 사실도 드러나 농민단체들이 규탄대회를 벌이는 등 농림부의 해명을 요구하는 사태로 빚어지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농림부의 외국산 수입쇠고기 소비요청이 기존의 한우장려책과 배치됨으로써 일선학교에 공문을 내려보내지 않았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농업정책을 걸머지고 있는 농림부가 실책을 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농림부가 설사 그러한 공문발송에 무슨 사유가 있었다 하더라도 드러내놓고 수입쇠고기 사용 운운한 것은 가뜩이나 외국산 농산물수입개방으로 위기감을 안고 있는 농민들을 자극시킬 수 밖에 없었다.

우리가 여기에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농림부의 발상이다. 수입쿼터에 의해 외국산 쇠고기를 어쩔 수 없이 수입해야 되고 그것을 소비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해도 학교급식에까지 수입쇠고기 소비를 권장하는 공문을 보낸 것은 농민들을 우롱하는 처사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농축협 통폐합과정에서 일어난 축협과의 불화로 야기된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나오고 있다. 우리는 아직도 진행중인 세계무역기구의 협상에 전 국민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우리 농업을 지켜나가야 한다. 산적한 농업현안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데에도 버거운 실정에 농림부가 수입쇠고기 소비 운운하는 자충수를 왜 두고 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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