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명·동화작가
지난, 토요일 서울 모 출판사 편집 주간님이 내려오셨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날 다른 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그분을 일정이 진행되는 곳으로 모시고 와서 기다리게 하고, 일정을 다 마치고서야 함께 움직일 수 있었다. 이제 와서 생각하니 참 죄송한 일을 했구나 싶다.
그리고 행사에 참석했던 몇 분과 함께 커피숍에 가서 차를 한잔하고 그 분 숙소로 안내를 하는데…….
날이 어두워졌다고 핑계를 대야할까? 십여 년을 서귀포에 살고 있으면서도 묵으려는 숙소를 찾지 못했다. 이미 어둠이 깊숙이 들어 찬 도로에서 이정표가 쉽게 눈에 띄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우리는 이 길 저 길로 헤매며 한참동안 애를 태우고 있을 때였다.
어디에서부터 따라왔을까?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 상황에 경찰차 한대가 갑자기 우리 뒤에서 나타나 우리 차 앞으로 와서 서는 것이 아닌가! 그처럼 반가울 수가 없었다.
도로 갓길에 정차를 하고 차에서 내려 편집 주간님이 묵으려는 숙소 위치를 물었다. 이미 몇 차례지나 온 길을 설명해 주신다. 경찰관 아저씨는 설명을 해주는데도 우리가 제대로 알아듣지를 못하는 것 같았는지 두 분 경찰관 중 한 분이 경찰차에서 내리시더니, 대뜸 함께 가자며 우리 차에 올라 동승을 해 주시겠단다.
세상에 어찌나 고맙고 감사하던지…….
"참 고마웠습니다!"
그 분의 도움으로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가만히 생각하니, 생각할수록 무척이나 고마운 분이셨다. 감사하다는 인사말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던 것 같아, 고맙다는 인사를 다시금 전하고 싶어서 이렇게 몇 자 적는다.
지난 토요일 늦은 밤 시간, 서귀포 강창학 운동장 근처에서 도움을 주셨던 계급도 모르고 옷에 새겨진 함자 세 글자만 아는 조윤덕 경찰관님 정말 고맙고 고마웠습니다.
경찰이라는 두 단어가 갖는 경직되고 딱딱한 느낌을 너무나 부드럽고 상쾌한 꽃바람으로 만들어주신 조윤덕 경찰관님께 이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고맙다는 인사들 드립니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고정되어진 것과 불변이라는 것은 없다. 늘, 변화하고 새롭게 재탄생 되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이라는 것을 다시금 깊이 깨달았다. <동화작가 장수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