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홍·언론인>

   
 
   
 
제민일보의 '지금까지'의 선거보도는 '백화점 나열식'입니다. 너무 단순합니다. 기민한 분석기사가 절대 부족합니다. 독자가 궁금해 하는 부분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보도하는데도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앞으로 선거가 본격화되면, 그런 점이 해소될 것으로 믿고 싶습니다. 서두에 '지금까지'라는 단서를 둔 것도 그런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사는 그 어떤 경우에도 사회현실의 전면뿐만 아니라, 그 이면까지도 제대로 설명해야 합니다.

기사의 밀도성을 좀 높였으면 합니다. 기사는 그 자체 복합적입니다. 당해 사안과 관련 사안 간은 물론, 관련 사안 간의 상호문제까지 다뤄야 합니다. 관련된 모든 문제를 제대로 해석해야 합니다. '무엇이 중요한 문제인가'에 대한 판단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분명 기사는 현실을 반영하는 의미체계입니다.

선거철이 되면 지방정가는 요동칩니다. 그 가운데 인적구조의 부침이 있습니다. 그건 직선적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우연의 산물도 아닙니다. 거기엔 반드시 배경이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순리만 있는 게 아닙니다. 혹 권모와 술수가 등장하는 현장이기도 합니다.

그 흐름은 대개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은밀합니다. 그래서 온갖 '설'이 난무합니다. 특히 정당의 후보자 공천과정은 더욱 그렇습니다. 중앙당의 전략과 그 인맥, 그리고 지방의 인적구조의 변화에 따라 여러 가지 '뜬소문'이 떠돕니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닌 듯싶습니다.

그 흐름을 제대로 봐야 합니다. 그 흐름을 은밀하게 이끄는 배경을 적출하여 심층보도해야 합니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그 흐름이라도 입체적으로 취재하여 보도해야 합니다. 제민일보가 각 정당의 공천과정을 보도하면서 온갖 '설'의 실체를 제대로 규명하지 않은 듯 하여 못내 아쉽습니다. 그 흐름을 읽는 능력도 기자의 영역에 속합니다.

물론 흥미위주로 그 '설'을 다룰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뜬소문'도 무시할 수 없는 사회현실입니다. 그 정치성을 읽어내는 안목은 그만큼 유별나야 합니다. 그것이 불순한 의도에 의한 거짓말이든, 근거없는 낭설이든, 거기엔 반드시 그것을 이끄는 '그 이유'가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그 실체를 추적해야 합니다. 현실의 반영과 해석의 궤도를 벗어나지 않는 한, 그 구조를 낱낱이 고발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지방정가가 바로 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는 데는 반드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모든 기사가 다 그렇지만, 반드시 '사실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것은 현실을 표현하는 방식, 그 자체입니다. 기자의 해석도 그것을 확보하고 난 다음의 일입니다. '균형성'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잘못하다가는 편파적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균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도의 양과 질에 있어 균형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기계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선거와 관련된 보도는 후보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주민을 위한 것이라면, 거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후보자가 사실상 확정된 지금, 어쩌면 그 '흐름'은 이미 흘러간 것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선거현장을 취재하는 과정에서도 지방정가의 전면과 이면을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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