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홍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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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권이 거세됐다'고 하지만, '제주시'와 '서귀포시'라는 행정구역이 있는 한, 행정시장 자리는 중요합니다. 어쩌면 행정의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는 이른바 '특별자치'의 성공여부는 '지사의 권한'과 '행정시장의 역할'의 조정에 달려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특히 이번 '행정시장 인사'는 우근민도정의 첫인사라는 점에서 정돈적 의미를 갖습니다. 그 인사의 행태에 따라 앞으로의 우도정의 전반적인 인사행태를 미리 가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패거리 인사'를 경계하는 언론 입장에선 그 점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하여 그것에 대한 보도가 없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상황의 중요성에 비추어 기사의 내용이 좀 빈약했지 않았느냐는 점입니다.
우선 인사과정에 대한 보도입니다. 제민일보 역시 6월9일자 사설 '공무원인사 논공행상식 지양해야'를 시작으로 6월12일자 3면 '민선5기 첫 행정시장 공모' 등 그것에 관해 크고 작은 기사를 연이어 보도합니다. 특히 6월28일자 사설 '관심 끄는 민선5기 첫 행정시장'에서는 "논공행상식 인사를 지양하기 위해 행정시장 사전예고제를 강제규정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 관심만큼 인사과정에 대한 보도가 충실했느냐 하는 데는 회의적입니다. 그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절대 부족합니다. 6월14일자 '무공침'에서 당선자 측 관계자가 밝혔듯 "도민화합을 이끌 적임자를 전국 단위로 찾고 있다"면, 전국 단위로 모집하는 개방형이 어떤 것이며, 그것을 위해 어떤 절차를 밟고 있는지를 설명했어야 합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선발시험위원회'를 외부인사로 구성했다면, 그 구성원이 누구이며, 그 심의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도 그 과정 따라 보도했어야 합니다. 가끔 '무공침'에 관련기사가 등장하긴 했지만, 그마저 '가십거리'로 취급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다음은 인사결과에 대한 보도입니다. 7월1일자 1면에 인사내용을 보도했을 뿐, 그 인사에 대한 평(評)이 없는 게 이상합니다. '민선5기 첫 행정시장'으로 관심을 가졌다면, 반드시 그 결과에 대한 평이 있어야 합니다. 7월2일자 1면 '공직사회 개혁시동'이라는 기사가 있긴 하지만, 그건 행정시장 인사에 대한 평이라기보다는, 행정시장과 도청 공무원들과의 상견례에 대한 스케치일 뿐입니다.
인사결과에 대한 평은 다각도로 이뤄져야 합니다. '행정시장 사전예고제'의 허구성은 물론이고, 전국 단위 개방형 모집, 그리고 이른바 '선발시험위원회'의 심의의 실질성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점검했어야 합니다. 또한 '논공행상식 인사'를 경계했다면, 행정시장으로 선발된 사람들이 지난 선거에서의 위치를 밝혀 '과연 논공행상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인사'였는지도 따졌어야 합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행정시장으로 임명된 사람들에 대한 평도 있어야 했습니다. 과연 그들이 당초 주장대로 '도민화합'을 이끌 능력이 있는지, 그들이 과연 공무원 조직을 장악할 능력과 경륜을 가지고 있는지도 점검했어야 합니다. 인사권자가 보는 시각과 언론이 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습니다. 언론은 그 시각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