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강윤종 다존기술(주) 대표이사

   
 
  ▲ 강윤종 다존기술(주) 대표이사는 오현고등학교, 한양대 공과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으며 한양대 공과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삼성전자(주) 소프트웨어개발부, 삼성SDS(주)CM사업부에서 근무했으며 호서대 정부통신공학부 겸임교수 등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흥망성쇄 잦은 벤처업계서 SW개발업체로 15년간 '한길'
'우리가 IT발전에 큰 역할' 직원들 자긍심 북돋기 잊지 않아
기업 인트라넷 구축 솔루션 개발 보급…최근 모바일 오피스도

쉽게 흥하고 쉽게 망하는 벤처업계. 많은 업체들이 마치 밀물처럼 밀려들다 또다시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곳이다.

그러나 적자생존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강윤종 사장은 15년째 다존기술(주)을 탄탄하게 꾸려왔다.

다존기술(주)은 소프트웨어 기술전문회사다. 15년간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지만 최근 주력하는 분야는 기업 인트라넷 구축 솔루션이다. 이는 기업 내 분산돼 있는 자료를 효율적으로 관리, 공유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이를 통해 전자우편, 전자결재, 문서관리가 이뤄진다. 

현재 다존기술이 개발한 기업 포털 솔루션은 350여개 회사에 보급돼있다.

# 설립하자마자 '험난'
다존기술 설립 후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한길을 걸어왔지만 강 사장이 벤처업계에 뛰어든 것은 어찌보면 우연이다.

그의 꿈은 후학을 양성해내는 교수였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교수 준비를 하던 그의 인생을 바꾼 것은 뒤늦은 군입대였다. 제대 이후 경험삼아 잠시 일해보자며 삼성전자에 입사한 것이 어느덧 그를 현재의 길로 이끌었다.

강 사장은 "군입대 전 여러 곳에서 교수직을 제의받기도 했지만 군대 문제 때문에 미뤘다"며 "제대 이후 상황을 살펴보며 잠시 일이나 배워보자고 입사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강 사장이 처음 연을 맺은 곳은 삼성전자 소프트개발부다. 1980년대 초 당시만 해도 소프트웨어만 전담하는 부서는 국내 최초라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어 이동한 부서는 삼성SDS(주) CM사업부. 현재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지만 당시는 삼성SDS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팀 성격으로 달랑 20여명이 시작했다고 했다.

강 사장이 다존기술을 설립한 것은 1996년이다. 회사 동료들과 회사를 설립, 성공하는 듯 했으나 혼자만의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다.

그러나 창업하자마자 이듬해인 1997년 외환위기(IMF)라는 뜻하지 않은 시련을 맞이하게 된다.

강 사장은 "설립 1년만에 어려움을 맞았다"며 "당시 노숙자 등을 보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불안감마저 들었다. 그때는 샐러리맨이 너무나 부러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가족들에게 '혹시 우리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일찍이 마음 준비까지 시킬 정도였다"며 "그나마 잘 넘어간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 스마트폰 바람, 새 시장 연다
다존기술이 험난한 파고를 헤치고 현재 건실한 중소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강 사장은 잠시 고민하더니 "한 가지 분야만을 오랜 시간 다뤄온 업력이 아닐까"라며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그는 "특히 일본 등 외국에서는 업력을 중요시한다"며 "그들이 회사의 과거 이력 등을 보면서 과연 망하지 않을 수 있는가를 살펴보더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라는 제품의 특성상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하나 중소벤처기업인 경우 갑자기 망하는 경우가 빈번, 구입업체 역시 낭패를 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튼실함을 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그리고 제품의 질, 사후서비스가 안정될 때 고객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강 사장은 이어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가격대가 경쟁력일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다존기술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가격대 역시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적정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  

반면 신생기업인 경우는 기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제품을 매우 저렴하게 내놓기도 한단다. 그러나 그럴수록 위험부담은 큰 법.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저렴한 가격에 현혹돼 제품을 구입했다가 낭패를 보고 다시 기존 제품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는 게 강 사장의 설명이다.

강 사장은 "오히려 벤처, 중소기업일수록 건실한 업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불어온 스마트폰 바람은 강 사장에게 또 다른 시장을 제시하고 있다. 각 기업마다 구축한 인트라넷 솔루션에 알맞은 모바일 오피스 프로그램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즉, 스마트폰이 기업마다 보급되면서 기업인트라넷 시스템과 연동되는 어플리케이션 역시 필수 소프트웨어가 된 셈이다.

강 사장은 "350여개 보급업체 중 아직 10여개 회사에서만 구축했지만 지속적인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새롭게 주력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 SW 개발 인력난 심각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는 강 사장이지만 걱정도 적잖다.

무엇보다 인력난이 크다. 대기업과 달리 국내 중소기업이면 '너나없이' 겪는 인력난이라고 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 인력난은 더욱 심각하다.

강 사장은 "중소기업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프트웨어 분야의 개발 인력 자체가 워낙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는 소수의 뛰어난 인재에 의해 좌우된다. 그러나 관련학과가 부족할뿐더러 학과 내에서도 학생들간 실력차가 현저하다는게 강 사장의 설명이다. 더욱이 소프트웨어는 공짜라는 인식과 과거 소프트웨어 인력을 찬밥신세로 전락시켰던 한국 사회의 패착도 크다.

스마트폰 돌풍의 주역인 애플의 경쟁력은 바로 하드웨어가 아닌 강력한 소프트웨어라는 것임을 깨달으면서 관련업계의 인력난 문제는 최근에야 수면위로 부상한 상태다.

강 사장은 겸임교수 등으로 활동하면서 관련분야의 사정을 누구보다 지켜봐온 사람이기도 하다.

비록 인력난으로 힘들기는 하지만 잊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직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은 IT 강국이고 그 길에 우리가 큰 사회적 기여를 하고 있다. 우리의 제품을 350여개 회사, 4만여명의 유저가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개발한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고 관리되지 않으면 그 회사의 모든 것이 중단된다. 그만큼 우리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늘 강조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이지만 사회적 역할만큼은 대기업 못지않다는 의미도 있다.

고향 제주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레 나왔다.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타 지역에 비해 강한 지역주의, 폐쇄적인 성향은 늘 아쉬운 점. 타향에서 생활하는 제주인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이다. 때문에 관용과 포용, 외부를 향한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강 사장은 "너무 '끼리끼리' 뭉치는 것보다는 외연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명예도민증도 남발한다는 인상이 들만큼 많이 발급하고, 재외도민증도 만들어출향인사도 함께하는 것을 제안해본다"며 "기업에서 회원가입을 통해 자신의 식구로 만드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리고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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