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흐른다. 1분이 1시간처럼 느껴지는 힘든 시간일지라도, 1시간이 1초처럼 여겨지는 행복의 순간도 모두 똑같이 흘러서 어떤 모습으로든지 자신의 몸과 마음에 흔적을 남기는 법이다. 여러분은 지금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계신지요?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계시는지요?

쌀쌀한 바람이 산마다 단풍을 물들여 사람 마음마저 울긋불긋 가슴 뛰게 하는 초가을 10월은 참 기분 좋은 달이다. 지금껏 10월은 내게 있어 그저 행복한 달이었다. 그런데 2010년 10월은 몸과 마음이 붉게 타는 아픔의 흔적들로 채워져 가고 있다. 물론 이 시련들도 끝이 날 것이고, 하나의 추억이 될 때가 오겠지만, 지금 이 순간 나의 하루는 정말 고달프다. 정확하게 말하면 내 아이들의 하루는 정말 고달프고, 그 모습을 지켜만 봐야하는 나는 미안하고 또 미안해서 마음이 빨갛게 타고 있다.

23개월 된 첫째가 폐렴에 걸려 음식을 거부하고, 고열에 시달리고, 심한 기침과 콧물에 잠을 못 이루는 열흘의 시간은 하루가 한 달과 같았다. 그런데 이젠 태어난 지 50여일 된 둘째가 누나의 폐렴을 이어받아 4일이 넘게 치료를 받고 있다. 요녀석도 누나 못지않게 기침과 콧물을 하고, 먹는 것을 토해내고 있다. 게다가 둘째와는 대화가 안 되니 더 힘들고, 마음이 더 아프고, 더 많이 애처롭다. 이렇게 요즘 나의 하루는 한 달처럼 길고 힘들다. (내가 이런데 말 못하는 우리 둘째 녀석의 하루는 얼마나 힘들고, 아플까!)

그러나, 이 힘든 하루 속에서도 순간순간 찾아오는 소소한 것들로부터 힘을 얻고 있다. 이를테면 첫째의 완벽한 소변 가리기, 새로운 단어 말하기, 몸짓을 하며 부르는 동요, 씩씩한 대답은 나에게 100%의 에너지 충전 효과를 제공한다. 그리고 둘째의 시원스러운 응가와 묵직한 소변 기저귀, 고소한 방귀냄새, 그리고 씨~익 웃어주는 환상적인 미소는 나에게 100%의 행복을 충전하는 힘이 있다.

그러고 보면 누구에게나 삶은 꽤나 묵직한 무게가 나가는 하루의 연속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그 무거운 하루하루 속에는 반드시 에너지를 주고, 행복을 느끼게 하는 작지만 위대한 것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아주 하찮고 작지만 위대한 그것들을 보물찾기하듯 찾아내고, 찾아낸 것들에서 웃음과 에너지를 캐내는 것이야 말로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가는 방법이며, 행복한 삶의 태도인 것 같다.

여러분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내셨나요? 아무리 힘들고 어려웠다 하더라도 잊지마세요! 당신의 힘든 하루 속에도 분명 작지만 위대한 힘을 가진 응가와 방귀냄새, 동요와 미소가 있을테니까요!
<강혜경 논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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