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세번째이야기-산과 물이 조화를 이루는 귀인산은 단정하고 깨끗하여야 한다.

   
 
  ▲ 미악산 남사면으로 뻗어내리는 건강한 지맥  
 
세(勢)가 머물고 형(形)이 우러르며 앞에는 물이 흐르고 뒤에는 봉이 있어 용(산)이 머리를 틀고 청룡과 백호가 서로 감싸 호위하고 주산과 객산이 서로 영접하며 산수가 조화를 이루어야 평온한 길격산이다. 굽어서 가운데 쌓인것을 용의 복(腹:배)라하고 그 배꼽은 깊게 굽어 움푹하기에 금과 옥같이 소중하다. 용의 코와 이마는 길하고 번창하는 곳이니 온전히 지켜주어야 용이 강건하다. 복이 두터운 산용은 온화한 모습으로 절박하지 아니하고 사방이 화합하여 두루 돌아보는 형세를 한다. 용의 가슴이나 갈비뼈를 훼손시키면 용의 생기가 누설되니 참된용이 진혈을 맺을수 있도록 용을 온전하게 지켜주는 사람의 배려가 우선이다. 

# 활시위를 당기는 귀인산

한라산 남사면 지맥을 전해받은 미악산은 좌선하는 용의 기운이 북에서 동과 남을 감아돌아 서남쪽에 봉을 이루고 여기를 모아 북동쪽에 마주보는 안산의 봉을 이룬다. 뿌리가 같은 용이니 쌍봉이다.  정상을 향해 좌선하며 감아도는 기세의 영향을받아 현무봉은 탐랑목성 귀인봉을 이루고 안산은 활을 엎어놓은 듯한 면궁사(眠弓砂)를 이룬다. 귀인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형상을 하니 귀인장궁형(貴人張弓形)의 산형을 이룬다. 귀인장궁형 미악산의 북사면으로는 한라산과 산벌른내가 호위하고 오름과 바위가 행룡을 격려하니 길격이다. 탐랑목성의 산에서는 문장과 예술이 뛰어난 인재가 나온다. 등과급제하여 출장입상하며 문무에 걸쳐 명성을 얻는 귀인산이다. 귀인산의 혈은 귀인의 배꼽또는 단전에서 찾는다.

   
 
  ▲ 우측 북동사면으로 생기수가 흐른다 (미악산 남동사면)  
 

# 생기수가 지나치는 땅

백록담 서사면과 남사면에서 발원하여 방애오름의 좌우를 흐르는 서산벌른내와 산벌른내(산이 벌어진틈)는 미악산 북사면으로 행수하다 돈내코로 이어진다. 돈내코계곡에서 용출하는 하천수는 자연림 사이를 뚫고 행수하며 돈내코와 백록계곡에서 용출한 하천수는  영천악 서사면을 지난후 효돈천과 합수하여 예촌망 쇠소깍에서 바다와 만난다. 효돈천은 산남 최고의 생기천이다. 제주시를 대표하는 한천과 견주는 생기천이 바로 서귀포시의 효돈천이다. 한라산 정상에서 발원하여 산벌른내로 이어져 서귀포에 생기를 돋우워주는 생기수다. 이 생기수가 미악산 북동사면을 가로지르며 행수하여 수세를 몰아주는 탓으로 미악산은 좌선하는 용의 기운이 더 우세하다. 생기수가 머물지 아니하고 미악산을 비켜 지나치는 물이니 이 물은 미악산을 위한 물이 아니요 영천악을 위한 수세다. 내곁에 있으나 내것이 아니니 욕심내어서는 아니되는 생기수인게다.

   
 
  ▲ 현무봉(우)에서 면궁사(좌)로 지맥이 전해지나 현무봉에 군사시설이 들어서있다.  
 

   
 
  ▲ 생기수가 미악산의 북동사면을 행수한다.  
 
# 미악산의 생기는 산중턱에 머문다

활을 엎어놓은듯한 사격을 면궁사라한다. 활이 시위를 당긴듯 곡선이 우려하여야하며 금형으로 어우러져 있으면 더 길격이다. 미악산 현무봉앞에는 활을 엎어놓은듯이 우려한 면궁사가 안산으로 자리한다. 현무봉에서 내려가는 지맥을 전해받은 면궁사다. 미악산 북사면으로는 한라산 남벽과 방애오름이 산벌른내를 이루며 병풍처럼 미악산을 끌어안고 동사면으로는 수악과 영천악이 호종하며 서사면으로는 시오름이 따르며 남사면으로는 대해수인 바다가 펼쳐진다. 좌선하는 용세의 미악산이니 동사면 남사면 서사면 모두에게 지맥을 내려보내며 건강한 땅을 이룬다.  미악산의 생기는 산허리에 머문다. 미악산 산허리 남동사면과 남사면에는 좌선하는 용이 머무는 평평한 당판이 자리한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용의 지맥을 등뒤에서 함께 전해받으며 행룡을 동행할수 있다.

미악산은 산정상이 죽순처럼 솟아올라 귀인의 형상을 하고있는 목성산이다. 본디 산신(山身)에 지각이 없고 생기 가득한 산으로 총명한 자손과 문필을 주관하며  귀함을 관장하는 산이었다. 그러나 현무봉 정상에 군사시설이 들어서고 오름의 북사면으로 차량 진입 도로를 만들면서 현무봉에서 면궁사로 이어지는 지맥이 심하게 훼손되었다. 귀인의 얼굴앞 마주보는 면궁사에게 화장실의 탁한 기가 바람에 전해지니 미악산 정상은 생기를 잃었다. 사람 또한 산과 같다.  지나친 욕심은 사람을 머물지 못하게 한다. 향기롭고 좋은 기를 전해주는 배려하는 이의 곁이라야 사람이 머무는게다. 사람의 배려가 절박한 미악산 귀인봉의 훼손이 참으로 애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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